요즈음 일반 교회 개척은 물론, 가정 교회 개척도 어렵습니다. 교회가 작은 것을 강점으로 만들 때 어느 정도 어려움이 극복되지만, 가정교회 3 축인 목장, 삶 공부, 목장 연합 예배가 균형 있게 펼쳐지지 못하기 때문에 어려움은 여전히 남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가 가정교회 연합입니다.
연합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사이즈가 작은 몇 개의 교회들이 연합하는 것과, 작은 교회와 큰 교회가 연합하는 것입니다. 전자의 경우는 여러 교회가 동등한 위치에서 연합하는 것이고, 후자의 경우는 작은 교회가 큰 교회에 들어 가 그 교회 초원이 되는 것입니다. (작은 교회 담임 목사는 초원지기가 됩니다.)
가정교회 연합은 교회를 합치는 것이 아닙니다. 소속 교단도, 교회 이름도 그대로 유지합니다. 주일 연합 목장 예배를 연합으로 드리지만 헌금 봉투는 색깔을 다르게 하여 각 교회가 재정적으로 독립성을 유지합니다. 또한 생명의 삶과 예수 영접 모임만은 각 담임 목사가 각자 교인들을 대상으로 제공하여 독립 교회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합니다(원장 코너 #19 참조). 그렇기 때문에 가정교회 연합은 일반적인 교회 연합에 비해 쉽습니다.
어떤 형태의 연합이든지 연합하는 교회 담임 목사들과 사모님들 간에는 절대적인 신뢰 관계가 필요합니다. 비전과 의욕을 갖고 시작한 팀 목회가 성공하는 예가 거의 없는 이유는, 목회자들 간에 신뢰 관계가 형성되기 전에 동역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적인 신뢰가 없는 팀 사역은 반드시 실패합니다.
그러므로 연합하고자 하는 목회자들은 충분한 기간을 잡아서 서로 속 깊은 대화를 나누어야합니다. 연합했을 때에 일어날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상하고, 그런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솔직한 의견을 나누어야합니다. 서로의 기대치를 충분이 이해하고, 서로를 수용할 각오가 있을 때 비로소 연합해야 합니다. 숨겨진 기대는 팀 사역을 깹니다.
숨겨진 기대와 두려움을 솔직히 나누는 과정은 목회자들뿐만이 아니라 사모들 간에도 필요합니다. 사모들 중 한 사람이라도 실망하거나 배신감을 느끼게 되면 그 연합은 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사모들끼리 충분히 대화를 나누어, 연합에 대해 같은 그림을 그렸을 때 비로소 연합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두 교회 이상이 대등한 입장에서 연합할 때에도 리더 역할을 맡을 사람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모든 멤버가 동등한 위치에서 연합하면 반드시 실패합니다. 의견이 갈릴 때 중재할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남을 성공시켜 주는, 섬기는 리더십이 몸에 밴 사람을 리더로 세워야합니다. 그리고 세워진 리더에게는 절대적으로 순종해야합니다. (작은 교회가 큰 교회와 연합할 때에는 큰 교회 담임 목사가 자동적으로 리더가 됩니다.)
2개 이상의 교회가 동등한 자격으로 연합할 때에는 사역도 동등하게 분담합니다. 주일 설교도 돌려가면서 맡고, 생명의 삶을 제외한 다른 삶 공부도 분담해서 가르칩니다. 그러나 작은 교회와 큰 교회가 연합할 시에는 작은 교회 목사가 큰 교회 초원지기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주일에 설교 할 기회를 달라고 요구할 수 없습니다. 큰 교회 목사님의 허락 하에 수요일이나 다른 평일에 작은 교회 교인들이 따로 모여 예배를 드릴 수는 있습니다.
연합은 상호 유익이 됩니다. 작은 교회와 큰 교회가 연합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작은 교회 쪽으로는 당분간 예배 처소를 마련할 필요가 없어지니까 재정적인 부담이 줄어듭니다. 교인들의 자녀를 큰 교회에서 돌보아주니까 이들의 신앙 교육을 염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큰 교회에 제공하는 주일 연합 예배와 삶 공부에 교인들이 참석하니까, 가정교회 첫 번째 축인 목장 사역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큰 교회 쪽으로는 삶 공부 중 하나를 작은 교회 목사님이 맡아주면 삶 공부의 질이 높아집니다. 작은 교회 목사님이 자원하여 큰 교회 행정의 일부를 맡아주거나 사역/행사를 맡아 주면, 교회 사역이 더 알차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작은 교회 교인들이 교육이나 기타 사역을 위해 자발적으로 헌신해 주면 큰 교회 쪽으로는 사역자가 늘어납니다.
연합의 궁극적인 목적은 힘을 키워 독립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한국의 큰 가정교회 목사님들은, 3년 내지 7년, 기한부로 작은 개척 가정교회와 연합했다가 독립시키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해 보면 좋겠습니다. (독립해 나가는 절차 등 모든 것은 상호 동의하에 미리 문서화해야 합니다.)
큰 교회와 작은 교회 연합은 단순히 작은 교회 목회자가 요청한다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큰 교회 목회자 쪽으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합니다. 개척 멤버나 개척 자금이 없어서가 아니라, 신약교회에 대한 갈망이 있어서 가정교회로 개척한 목회자를 찾아야합니다. 또한 목회자로서의 부름이 확실하고, 이 부름을 목회 열매로 증명한 사람을 선택해야합니다. 이런 목회자를 몇 년간 품었다가 독립시키면, 교회 분립 개척의 보람을 맛보게 되고, 교회 개척이 안 된다는 오늘날의 한국 현실 가운데 개척을 가능케 만들 것입니다.
이 원장 코너를 읽고,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가정교회 목회자들 중에서 은퇴하기 전에 연합을 통한 교회 개척을 한 번 해보겠다는 결심하는 사람들이 몇 사람이라도 생기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