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부흥 집회를 인도하신 박 은조 목사님 말씀 중 특히 기억에 남는 한 예화가 있습니다. 뮤지컬을 관람한 적이 없는 분의 인도로 뮤지컬에 갔다가, 중간 휴식 시간에 그분이 공연이 다 끝난 줄 알고 가자고 하니까, 그분이 무안해 할까봐 휴식 후에 공연이 계속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없이 쫓아 나왔다는 얘기입니다.
박 목사님의 인격이 그대로 들어나는 아름다운 일화입니다.
그러나 저는 직선적입니다. 그런 데에는 저 나름대로의 이론이 있습니다. 주사 찌를 때 안 아프게 하려고 주저주저하다보면 오히려 더 아프게 만드는 수가 있습니다. 차라리 한 번에 콱 찔러 버리는 것이 덜 아플 때가 있습니다. 상대방이 무안해 하고 아파하더라도, 솔직히 얘기해 버리는 것이 오히려 쓸데없는 갈등과 번민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그래서 오해받을 여지가 있지만 한 마디 하려고 합니다. 선물에 관한 얘기입니다.
제 사무실에 슬며시 선물을 놓고 가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마당에서 딴 무공해 채소라고 놓고 가시는 분도 있고, 새로 담근 김치 깍두기를 놓고 가는 분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보내왔다는 밑반찬이나 요리 재료를 집으로 갖다 주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채소, 김치, 깍두기, 반찬 같이 가벼운 선물이 아니고 비싼 선물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특히 저에게는 넥타이, 아내에게는 스카프를 선물하는 수가 많습니다. 아내 말에 의하면 이런 것들 중에는 100불-200불 되는 것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의류나 장신구류에 관해서는 우리가 갖고 있는 것조차 나누어줄 나이이지 새 것을 모을 나이가 아닙니다.
그래서 얘기인데, 작은 정성의 선물이면 모르지만 비싼 선물을 하고 싶으신 분들은 차라리 현찰을 선물하시기 바랍니다. 현찰을 선물하면 혹시 예의에 벗어나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 주저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은데, 상관없습니다. 사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줄 수도 있고 선교비로 사용할 수도 있어서 더 좋습니다. 대신에 100불 이하로만 하시기 바랍니다. 100불이 넘으면 제 마음에 부담이 됩니다. 100불 이상짜리 백화점 상품권을 선물할 분들도 상품권 대신에 깨끗한 현찰 100불을 선물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목회자가 코너가 나가는 것을 알면 아내가 기겁을 할 것입니다. 저도 성도들이 이런 코너를 읽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합니다. 그러나 무엇을 선물할까 고민하는 분들도 있고, 선물 때문에 과용하는 분들도 있어서 솔직하게 제 생각을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