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회중에 속한 제 딸 가정이 이번 여름에 올망졸망한 세 자녀들을 데리고 태국 선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캘리포니아에 사는 아들 가정은 연초에 휴스턴을 방문했을 때 어떤 선교사님이 영어회중에서 간증하시는 것을 듣고 은혜를 받아, 아직 자신들의 집은 장만치 못했는데도 자그마한 집 다운페이먼트가 가능한 액수의 헌금을 하고 떠났습니다.
제가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목회자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을 때 제일 두려웠던 것은 자녀들이었습니다. 경제적인 빈곤보다, 이들이 믿음생활과 멀어지면 어쩌나 는 것이었습니다. 목회자 자녀들이 경제적으로 쪼들리는 것에 염증을 느껴서인지, 교회 갈등으로 인한 상처 때문인지, 믿음생활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을 종종 보았기 때문입니다.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오직 기도만 할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자녀들이 믿음 안에서 잘 자라주어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연수 오신 목사님들이 자녀를 어떻게 양육했느냐고 묻습니다. 아내가 키웠고, 자신들이 잘 자라주었지, 저는 한 것이 없다고 대답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저 나름대로 노력을 하였습니다. 사랑의 탱크를 채워주려는 노력이었습니다.
어린이들은 사랑의 탱크가 채워질 때 안정감을 느끼고, 이웃과의 화목하게 지내고, 올바르게 자라납니다. 사랑의 탱크를 채우는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다정한 눈길, 사랑의 말, 피부접촉입니다. 그래서 어릴 때 아침에 잠이 깨어 우리 침실로 오면 웃는 눈으로 맞아주고, 꼭 안고 뽀뽀해주면서, “I love you"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제 사랑의 언어는 첫째가 말이고, 둘째가 피부 접촉입니다. 그래서 뽀뽀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어릴 때 아들딸뿐만이 아니고 친구들에게도 뽀뽀를 하니까 모여 놀다가 저만 보면 kissy monster(뽀뽀 괴물)가 왔다고 소리치며 도망갑니다. 그러면 쫓아가서 하나하나 붙잡고 쪽 소리가 나게 뺨에 뽀뽀를 해주곤 했습니다.
아들딸이 장성해서 아빠엄마가 되었지만 지금도 만나면 뽀뽀를 해줍니다. 아들은 어색한 얼굴로, 딸은 체념한 얼굴로 뽀뽀를 받습니다. 그러나 요즘 주 표적은 손자손녀입니다. kissy monster가 나타났다고 도망치면 쫓아가서 안고는 폭포수처럼 키스를 퍼붓습니다.
하늘나라와 그 의를 구하며 살면 모든 필요를 채워 주마고 약속하신 하나님께서, 자녀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지만 대신 키워주시고, 좋은 배우자를 만나게 해주시고, 행복한 가정을 꾸며 믿음 가운데 살게 해주셨습니다. 신실하신 하나님을 찬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