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 이상의 회원 교인들이 “시무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한다”에 기표하여 네 분의 휴무 집사님들 재시무가 결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압도적인 표수로 시무가 결정되었다는 사실보다, 6%의 사람들이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고 생각한다”에 기표했다는 사실이 의아했습니다. 하나님이 뜻이 아니라고 기표한 이유를 올려달라고 나눔터에 청했더니 많은 분들이 댓글을 달아주었습니다.
댓글을 읽으면서, “하나님의 뜻이다”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했던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몰라 당혹스러워했던 것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선 이런 독특한 문구를 사용하는 이유를 설명 드리겠습니다.
교회 회의는 사람들이 모여서 인간의 지혜를 모으는 모임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을 함께 찾는 모임입니다. 투표도, 인기도를 측정하는 방법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을 함께 찾는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제가 부임하면서 집사를 선출할 때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한다”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고, 담임 목사와 휴무 집사 재신임 투표를 할 때에도 같은 문구를 사용해 오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이다”에 기표를 하신 분들은, 교회에서 신뢰하는 분들이니까 재시무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일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한 분들이 다수인 것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데 있어서 틀린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본인에게 직접 말씀하시기도 하지만 교회와 이웃을 통하여 말씀하시기 때문에, 자신보다 신앙적으로 앞서가는 분들의 의견을 좇는 것도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라고 표기할 때에는 자기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그래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의 뜻을 함께 찾자는 것인데, 주관적인 감정에 좌우되면 안 됩니다. 후보자가 주위 사람들에게 평판이 나빠서 복음 사역에 지장을 준다고 판단이 될 때에만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고 표기할 수 있습니다. “집사들은, 신중하며, 한 입으로 두 말을 하지 아니하며, 술에 탐닉하지 아니하며, 부정한 이득을 탐내지 아니하며, 믿음의 비밀을 깨끗한 양심에 간직한 사람이라야 합니다(딤전 3:8-9).” 또, 집사로서의 사역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판단될 때에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고 기표할 수 있겠습니다.
어차피 모두 다 통과하는 재시무 투표를 할 필요가 있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닙니다. 이런 절차가 있어야 나중에 혹시 집사 가운데 교회 명예를 손상시키거나 주위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주는 사람이 생겼을 때 시무를 막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