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는 제 은사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기도를 통해 치유의 역사가 종종 나타납니다. 예수님께서 매를 맞아 상함으로 우리들이 나음을 얻었다는 말씀을(벧전 2:24) 붙들고 기도하니까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응답하시는 것 같습니다.

은사가 아니어서 그런지 치유 기도가 쉽지가 않습니다. 치유기도를 해주고 나면 피곤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짧게 해주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마가복음에 보면 하혈로 고생하던 여인이 지나가시는 예수님의 옷깃을 만지고 난 다음에 나음을 얻은 기록이 있는데, 마가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곧 자기에게서 능력이 나간 것을 몸으로 느끼시고, 무리 가운데서 돌아서서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하고 물으셨다(막 5:30).” 예수님께서 자신에게서 능력이 나간 것을 어떻게 아셨을까? 여인이 예수님의 옷을 만지는 순간 예수님으로부터 힘이 빠져나갔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것을 감지하시고 묻지 않으셨나 싶습니다. 질병을 치유하실 때에 예수님께서도 에너지 소모를 느끼시고 따라서 피곤을 느끼지 않으셨을까 상상해 봅니다.

치유 기도를 하기 전에 저는 마음 준비를 해야 합니다. 기대 없이 기도할 때에는 치유의 능력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갑자기 찾아와서 기도를 해 달라면 거절합니다. 나중에 다시 오라고 합니다. 기분 나빠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건성으로 기도해서 보낼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는 것을 자신이 용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불경이요 기도 받는 사람에 대한 기만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주일 예배 시 헌신 시간에 나온 분들을 위하여 치유 기도를 해주는 데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주일 새벽에 교회당에 나와서 예배를 위해 기도할 때 마음 준비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때에는 길게 기도해주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긴 기도가 필요한 분들은 시간 약속을 하고 사무실로 오라고 합니다. 나도 준비하지만 본인도 준비하고 오도록 합니다. 마음에 떠오르는 모든 죄를 모두 하나님께 고백하고 용서받고 오라고 합니다. “여러분은 서로 죄를 자백하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십시오. 그래서 여러분이 나음을 받게 하십시오(약 5:16).”

기도를 통해 치유를 받았으면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에 신경을 써야합니다. 어떤 분은 기도를 통해 허리의 통증이 사라진 후에 무거운 것을 마구 들다가 통증이 되살아나는 것을 봅니다. 폐암이 치료 받았으면 담배를 끊어야하고, 혈압이 떨어졌으면 음식 조절을 해야 하듯이 기도로 치유를 받았으면 후속 관리를 잘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