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4월 15일부로 제 아내가 직장 생활을 그만 둡니다. 일주일에 약 20시간씩 파트타임으로 일해오던 Kelsey 클리닉에서 파트타임 자리를 없애기로 한 모양입니다.

아내는 첫 아들 선일이를 낳은 후 얼마간을 제외하고는 대학 졸업 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공부를 하든지 일을 해왔습니다. 선일이 낳을 때에도 출산 2주일 전까지 일할 요량으로 마지막 일을 마치고 돌아온 금요일 저녁, 진통이 있어서 부랴부랴 병원에 입원하여 그날로 출산을 했습니다. 출산하는 당일까지 일한 셈이 됩니다.

저희들이 건축 약정을 할 때에 24개월간 바칠 것을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약정이 끝나는 내년 말까지 일할 수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Kelsey 클리닉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더 큽니다. 여러 번 수술도 받고 치료도 받았지만 파트타임 고용인에게도 풀타임 고용인과 동일한 의료 혜택을 주어서 큰 재정 부담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일을 더 이상 못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에 사실 재정적인 압박감보다는 의료 보험에 더 신경이 쓰였습니다. 아내가 암으로 투병한 것은 다 아실 줄 믿습니다. 그런데 재작년 4월에 재발의 징후가 있었습니다. 그 후 매일 약 4 가지를 복용하고 있습니다. 이 약값을 보험회사에서 지불해 주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꽤 부담이 됩니다. 그러나 이 사정을 알고 집사님들이 종전과 똑같은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조처를 해주었습니다. 아내가 해고당한 것이 아니고 일자리가 없어져서 일을 못하는 것이라 보험금만 좀 더 내면 앞으로 2년 동안 전과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이 보험을 들어주신 것입니다.

오래 동안 일해 준 아내가 고맙습니다. 제가 직장 생활을 그만 두고 신학교에 입학했을 때에 아내가 일을 했기 때문에 생활하는 데에 지장이 없었습니다. 서울 침례교회에 갑자기 부임하면서 두 집 살림을 해야 할 때에도 아내가 일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외부 집회에서 받는 사례를 감사 헌금으로 바치고, 저서에서 나오는 인세를 Brenda Ro Memorial Mission Fund(BRMMF)로 넣을 수 있었던 것도 아내 덕분입니다. 모든 스태프들의 사례금이 똑같게 만들기 위하여 제 사례를 동결시키고 제 인상분을 7년간 다른 스태프들에게 나누어줄 수 있었던 것도 아내가 일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제가 부끄럽지 않은 목회를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내 덕분입니다. 제 사역의 열매 반 이상은 아내에게 공이 돌아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