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2월 26일 작성된 게시물이 관리자에 의하여 목회자코너 게시판에서 이곳으로 복사되었습니다.)
요즈음 제가 일생 중에서 가장 행복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아내가 건강해진 것, 며느리와 사위를 본 것 등등 행복의 조건이 많지만 행복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교회입니다. 좋은 교인들, 좋은 지도자들 만나서 보람있고 열매있는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즈음 너무 행복한 목회를 하고 있기 때문에 위기감을 느낍니다.

우리 교회는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잘 굴러가는 자리에 도달했습니다. 큰 실수만 안 하면 우리 교회는 계속 성장할 것입니다. 예수님을 주님으로 영접하고 침례 받는 역사도 계속해서 일어날 것입니다. 한마디로, 주님에게 의지하지 않고서도 외적으로 부흥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위기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죽어서 천국에를 다녀왔다고 간증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들어보면 소위 큰 목회를 하던 목회자들이 천국에서 별로 큰상을 받지 못하고 있더라고 말합니다. 정말 천국에 다녀왔는지 진위를 가릴 도리는 없지만 성공한 목회자가 별로 상을 받지 못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님 없이도 소위 부흥하는 교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 날에 많은 사람이 나에게 말하기를 ‘주님, 주님, 우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예언을 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귀신을 내쫓고, 또 주님의 이름으로 많은 기적을 행하지 않았습니까?’ 할 것이다. 그 때에 내가 그들에게 밝히 말할 것이다. ‘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나에게서 물러가라’ (마 7:22-23) ' 주님 없이도 능력이 나오고 소위 성공적인 목회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내 몸을 쳐서 굴복시킵니다. 그것은, 내가 남에게 복음을 전하고 나서, 도리어 나 스스로가 버림을 받지 않도록 하려는 것입니다(고전 9:27)” 복음을 전한 후에 자신은 버림받을 것을 두려워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즈음 새벽 기도 할 때에 자신을 성찰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씁니다. 사역의 동기가 잘못되지 않았나를 살핍니다. 성공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조심합니다. 주님의 뜻이라면 목숨을 내어놓고 순종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주님이 포기하라시면 가정 교회도, 교회도, 목회도, 포기하겠노라고 거듭 약속을 합니다.

목자와 성도들은 하나님 앞에서 많은 상을 받는 데 담임 목사인 저는 상없이 초라한 모습으로 서게된다면 얼마나 비참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