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강해 설교를 하기 때문에 설교 준비할 때 좋은 주석책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합니다.
저는 시리즈로 된 주석책을 사지 않고, 성경 매 권마다 가장 좋다는 주석책을 사서 참고합니다. 설교 본문을 다룬 주석 2개를 읽고, 본문의 의미가 충분히 이해가 안 되면 하나를 더 읽습니다.
유명한 설교자들은, 본문을 스스로 읽고 연구한 후에 설교를 준비하고 마지막으로 참고하기 위하여 주석책을 읽으라고 하지만, 저는 노력의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그쪽에 은사를 가지신 분들의 수고의 결과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비판 의식을 갖고 주석을 먼저 읽고, 설교 본문을 충분히 이해한 후에 여기에 기초해서 설교를 작성하는 것이 시간도 절약되고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좋은 주석책을 찾고, 좋은 책을 만나면 뛸듯이 기쁩니다. 요즈음 미국 Word 출판사에서 복음적인 성경학자들이 쓴 깊이 있는 주석들이 많이 발간되고 있어서 너무나도 기쁩니다.
요즈음 한인 신학자 한 분이 쓴 책들을 읽으면서 기쁨을 누리고 있습니다.백석 대학 교수로 계신 홍인규 교수님이 저술한 책들입니다.
홍 교수님은 바울 신학 전문가인데, 남아공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할 때 쓴 갈라디아서에 관한 논문은 서양 학계에도서도 탁월성을 인정받아 영국 출판사에서 출판을 하였습니다. (이 책의 내용은 '바울의 율법과 복음’에 대부분 포함되어 있습니다.)
많은 학자들이 자신의 이론이나 신학에 기초하여 성경을 해석하기가 쉬운데, 홍 교수님은 언제나 성경 본문의 의미에서 시작 합니다.
또 많은 신학자들이 가정에서 나온 Sitz-Im-Laben에 기초하여 성경을 해석하는 경우가 많은데, 홍 교수님은 역사적으로 증명된 사실 외에는 거의 가정을 하지 않습니다. 장로교 신학자면서도 장로교 신학에 매이지 아니하고 성경 저자가 말하고자 했던 의미를 발견하고자 노력합니다. 그래서 설득력이 있습니다.
‘로마서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서 로마서가 쓰여진 배경을 설명하면서 홍 교수님은, 클라우디우스 황제가 유대인 추방령을 내렸을 때에 헬라파 사람들만 남는 바람에 로마 교회가 헬라화가 되었는데, 후임 황제가 추방령을 해제 시켰을 때 유대인 크리스천들이 돌아오면서 교회 안에 헬라파와 유대파 사이에 갈등이 생겼고, 이런 배경에서 로마서가 쓰여졌다고 했습니다.
다른 주석책에서도 이 사실을 말하고 있었는지 모르지만, 저자가 복잡하게 말해서 그랬는지 저는 미쳐 깨닫지 못했고 홍 교수님 주석을 읽으면서 비로서 상황이 분명히 깨달아졌습니다. 그러면서 애매했던 로마서의 많은 부분이 명확하게 이해되었습니다.
최근에 출간된 ‘우리 자화상 고린도 교회'에서도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저 자신도 고린도 교회 문제가 현대 교회 문제와 너무나도 흡사하기 때문에 설교집을 출간한다면 고린도 전서를 설교한 것을 출간하겠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애매했던 부분들의 뜻이 명확해지고 눈이 확 뜨이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어 고전 5장에 바울은 아버지 아내와 같이 사는 사람을 언급하는데, 바울이 명령할 때까지 고린도 교인들은 왜 이 사람을 징계하지 않았는지, 의아했었습니다. 그런데 당사자가 재력있는 교회 멤버이고 계모가 물려 받은 재산이 다른 사람에게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계모와 결혼했을 것이라는 설명이 속을 시원하게 했습니다. (현대 교회에서도 재력이나 권력이 있는 교인이면 성적인 죄를 지어도 덮고 넘어가는 것을 보면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홍 교수님 저서를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제가 홍교수님의 청탁을 받아 광고하는 것 아닙니다. 홍 교수님은 내가 이런 글을 올린 것조차 모르실 것입니다. ^^;
제게 개인적으로 특별히 도움이 되었던 것을 순서대로 열거한다면‘바울 신학 사색,’ ‘우리 자화상 고린도 교회, ‘로마서 어떻게 읽은 것인가,’‘바울의 율법과 복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