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만남의 교회(박성호 목사)’에서 개최된 목회자를 위한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목회자 컨퍼런스는 49차였습니다. 이외에도 국제 가정교회 사역원에서 개최하는 목회자를 위한 세미나는 87차가 되었고, 평신도를 위한 세미나는 219차에 도달하였습니다. 1996년 10월 우리 교회에서 시작한 첫 목회자 세미나가 효시가 되었는데, 당시에는 가정교회가 이처럼 큰 운동으로 번지게 될 것은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제가 가정교회를 시작한 것은 신약 교회를 회복한다든가 교회 갱신 운동을 벌여보자는 거창한 이유에서가 아니었습니다. 교회의 모습이 성경에서 많이 벗어나 있는 것을 발견하며 마음이 안타까웠고, 휴스턴 서울 교회에 담임 목사로 부임하면서 우리 교회만이라도 성경에 가까운 교회로 만들어 보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이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입니다.
세미나를 시작하게 된 것은 어떤 기독교 신문 발행인의 강권에 의해서였습니다. 제가 알려진 목사도 아니고, 우리 교회가 알려진 교회도 아닌데, 세미나를 개최하면 누가 참석하겠느냐고 주저했지만, 이분이 강력하게 권해서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오리라는 자신이 끝까지 없었습니다. 당시 집사장이었던 유재홍 집사님이 ‘제 1차 목회자 초청 가정교회 세미나’라는 플래카드를 만들었는데 맨 앞에 있는 ‘제 1차’라는 글자를 지워달라고 했습니다. ‘1차’라는 어구를 넣는 것은 다음에 계속 세미나를 개최하겠다고 약속하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그런 약속을 하는 것이 부담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첫 세미나에 34명이 참석하였고, 그 중의 한 분이 가정교회 사역원 북미 간사로 섬기고 있는 김재정 목사님입니다.
제 관심의 대상은 100명 미만의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었습니다. 대형 교회 목회자들은 이미 목회를 잘 하고 있으니까 이런 세미나가 필요 없겠지만, 교인 50명 정도 교회를 목회하는 목회자를 도와 영혼 구원하여 100명 정도 모이는 교회를 이룰 수 있도록 돕는다면 세미나를 개최하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세미나 등록금을 돌려주는 전통이 이래서 시작되었습니다.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 재정적인 부담 없이 참석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참석자들을 호텔에 묵게 할 만한 재정적 여유가 우리에게 없었기 때문에, 성도들의 집에서 숙식을 하도록 하였습니다. 의도적은 아니었지만 지내놓고 보니, 이 두 가지는 섬기는 리더십과 보고 배우는 제자 훈련 방식을 잘 보여주는 너무나도 적절한 결정이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가정교회 세미나와 컨퍼런스는 하나님께서 시작하셨고 하나님께서 주관하고 계시다는 확신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