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육순을 맞았습니다” <3.18.2007>

최영기모다카이브 2023.09.01 06:41:52

3월 13일로 아내가 육순을 맞았습니다. 아내 생일뿐만이 아니라, 친 손녀 Abby, 아들 선일이 생일도 3월에 있기 때문에, 한꺼번에 몰아서 축하한다고 딸 선주 내외와 같이 아들이 사는 산호제에 와있습니다. 하루는 아내 육순 잔치, 하루는 Abby 돌잔치, 하루는 선일이 생일 축하, 바쁜 일정을 갖습니다.

아내가 육순이 되었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결혼해서 같이 산지도 36년이 되었습니다. 세월이 물 흐르듯 한다더니 실감이 갑니다.

얘기가 나온 김에 아내 근황을 전합니다.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아내가 새해부터 파트타임으로 다시 약사 일을 시작했습니다. 전에 일하던 곳에서 다시 와달라고 청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작년에 직장을 그만 두면서 불안이 있었습니다. 건강 보함 때문이었습니다. 아내가 지속적으로 정기 검진도 받고 의사 진료도 받아야하는데, 사진 촬영이라도 하고 내시경이라도 찍게 되면 한 번 의사 방문에 7천~8천 불을 지불해야합니다. 직장 그만 두고 1년간은 보험금이 많이 오르기는 했지만 일하던 직장에서 제공하는 보험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보험은 전직자들에게는 1년간만 가입을 허락합니다. 금년 1월부터 교회 스태프들에게 제공되는 보험을 사용해야하는데, 이 보험은 위급 상황을 대비하는 보험이라 아내처럼 지속적으로 검진을 받고 진료를 받아야하는 사람에게는 불리합니다. 병력이 있으니까 그렇다고 다른 보험을 구입할 수도 없습니다.

크게는 아니지만 잠재의식 가운데에 이런 불안이 있었는데, 전에 일하던 클리닉에서 다시 와서 일해 달라는 요청이 작년 말에 온 것입니다. 전과 같이 풀타임 의료 보험 혜택을 주면서 일주일에 20시간 일하는 조건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대하지 않았던 호의를 베풀어 주신 것 같습니다. 자상하신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아내가 작년에 계속 일을 해야했다하면 제 안식년 동안에 가졌던 성지 순례, 지층 탐사 여행 등을 할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계속 일을 하지 않았다면 건강 보험으로 인한 어려움이 있었을 것입니다. 제 안식년 1년간은 아내에게 시간 여유를 주시고, 안식년이 끝났을 때에는 아내가 적시에 다시 일을 하게 하셔서 건강보험 문제를 해결해주신 하나님의 섬세한 사람에 감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좋으신 하나님을 축복 가운데서 뿐만이 아니라 역경 가운데에서도 사랑하고, 필요하다면 목숨이라도 바쳐야겠다고 다시 다짐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