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장(樹木葬) <2.4.2007>

최영기모다카이브 2023.09.01 06:38:48

지난 주일에 ‘교회 묘지 안삽니다’라는 제목의 목회자 코너를 실리고, 또 같은 주제에 관하여 글을 쓴다는 것이 부담이 되지만, 그 코너를 읽고 당혹해 하거나 혼돈스러워 하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후속 글을 씁니다.

화장을 원하면서도 주저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남는 재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것 때문입니다. 영화에서 보면 사랑했던 이가 바다에 가서 뿌리기도 하는데, 영화 주인공이면 몰라도 평범한 우리에게는 무언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 듭니다. 재를 도자기 그릇에 담아 집 선반에 안치하는 것도 한 방법인데, 그렇게 하면 유가족들이 선반 밑을 지날 때마다 으스스한 느낌이 들 것 같습니다. 요즈음 납골당이라는 건물을 지어 재를 안치하게도 하는데, 한국에서는 납골당이 고급화가 되어서 비용이 만만치 않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수목장(樹木葬)입니다.

수목장이란 이름이 암시하고 있듯이 화장하고 남은 재를 수목과 더불어 심는 것입니다. 용기에 재를 담고 땅에 묻은 후 그 위에 나무를 심을 수도 있고, 미리 나무를 심어 놓은 후 세상을 떠나면 화장한 재를 용기에 담아 나무 앞에 묻을 수도 있습니다. 용기 재질은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것을 사용하여 재와 더불어 흙으로 돌아가게 합니다.

수목장에는 비석 같은 것이 없습니다. 성명과 더불어 태어난 날, 세상 떠난 날만을 기록한 작은 표지판만을 나무에 부착시킵니다.

수목장은 1993년 스위스에서 시작돼 현재 독일과 일본 등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장지 부족으로 격심한 어려움을 겪고 한국에서도 관심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독교인들 가운에는 ‘별세목회’로 알려진 이중표 목사님이 본인 요청에 의하여 수목장으로 장례가 치러지는 바람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교회에서 허락한다면 저는 죽은 후에 수목장을 치르고 나무와 더불어 교회 경내에 묻히고 싶습니다. 현 교회 터 한 곳을 지정하여 수목장을 위한 나무 심는 곳으로 만들 수도 있고, 수목장을 목적으로 땅을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땅을 구입하기로 하는 경우에는 우리 교인들이 많이 사는 Katy와 Sugarland 사이에 여유 있게 땅을 구입하여 일부를 수목장을 위해 사용하다가, 교인 숫자가 더 늘어나 현재 건물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 제 2의 예배 처소를 지을 수도 있습니다. (휴스턴과 Katy 등 여러 곳에 예배 처소를 갖고 있는 Second Baptist Church가 예가 되겠습니다.)

수목장에 관하여 더 알기를 원하시는 분들은 Yahoo Search에 들어가서 ‘수목장’이라고 입력을 하면 관련 글들이 많이 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