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하는 거야, 미워하는 거야?” <2.13.2005>

최영기모다카이브 2023.08.30 02:42:37

이혼의 가장 이유가 성격 차이라고 합니다. 성격 차이를 분별하기 위한 테스트 중에서 “마이어스-브릭스(Myers-Briggs) 심리 유형 검사(MBTI)”라는 것이 있습니다. 저도 신학교에 다닐 때에 이 테스트를 받았습니다. 이에 기초하여 부부 갈등의 원인을 적절하게 분석하고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책이 있어 추천합니다. 임정와라는 분이 지은 “우리 사랑하는 거야 미워하는 거야” 라는 책입니다.

MBTI는 성격을 네 가지로 구분합니다. 외향형이냐, 내향형이냐? 오감형이냐, 직관형이냐? 사고형이냐, 감정형이냐? 판단형이냐, 인식형이냐? 대인 관계에서 오는 갈등이 이 차이를 인식하거나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인 수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애인에게 매일 전화를 걸어서 만나자고 했을 때에 어쩌다가 거절당하면 크게 낙심하고 애정이 식어서 그렇지 않은가 의심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애인이 남과 있으면 에너지가 소진되고, 홀로 있어서 자신의 내면세계에 플러그를 꽂아야 충전이 되는 내향형의 사람이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가족에게는 무관심하면서 타인에게는 자상하고, 집에 있을 때에는 기운이 없다가고 밖에 나가면 힘이 치솟는 남편에게 배신감을 느끼는 아내도 있습니다. 남편이 사람들과 있어야 에너지가 생기는 외향형의 사람이라는 것을 몰라서 그렇습니다.

배우자가 일상과 현실에만 매어있어서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실망해 하는 사람은 배우자가 오감형이라 그런 것을 몰라서인 수가 많고, 배우자가 좌중에서 오가는 대화와 전연 상관없는 이야기를 불쑥 꺼내어 창피해 하는 사람은 배우자가 직관형이라 그런 것을 인식 못해 그런 수가 많습니다.

시어머니가 나무랄 때에 잘못했다고 빌던지 조용히 침묵을 지키고 있으면 될 텐데 말대답을 해서 관계를 어렵게 만드는 것을 보면서 못마땅해 하는 남편은 아내가 관계보다 진실이 더 중요한 사고형이라는 것을 몰라서 그런 수가 많고, 자신의 의견을 확실히 표현하지 못하고 두루 뭉실 남이 하자는 대로 끌려 다니는 남편을 못마땅해 하는 아내는 남편이 진실보다 관계가 더 중요한 감정형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을 몰라서 그런 수가 많습니다.

빨래고 설거지고 세탁기나 설거지통이 수북이 쌓일 때까지 미뤄두었다가 꼭 한꺼번에 해 치워서 복장이 터지게 만드는 사람은 인식형의 사람이라 그렇고, 휴가를 가도 운전 거리를 계산해서 호텔을 예약하고 정해진 스케줄에서 벗어나면 죽는 줄 아는 사람은 판단형의 사람이라 그렇다는 것을 알면 속 상해하는 일이 줄어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