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여린 크리스천” <10.3.2004>

최영기모다카이브 2023.08.30 00:38:35

오래 된 얘기입니다. 한 자매가 저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어떤 자매가 정신에 이상이 있다는 것입니다. 증거를 조목조목 드는데 여간 신빙성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남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자매가 고마워서 내가 도울 수 있는 길이 있으면 연락하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 후 정신에 이상이 있다는 자매와 통화할 일이 생겼습니다. 얘기를 나누다가 조심스럽게 자매님이 처한 상황에 관하여 물었습니다. 설명을 하는데 자매가 왜 정신이 이상한 사람으로 보이게끔 행동했는지 충분히 납득할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때 언뜻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아, 내가 무척 귀가 여리구나!” 둘째 자매는 평소에 많은 사람을 섬기는 신실한 삶을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두 자매의 평소의 삶을 비교했다면 정신 이상이라는 말에 귀조차 기울이지 말아야했습니다.

제 3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서 오래된 친구와 사이가 멀어지는 수가 있습니다. 성도들이 루머에 귀를 기울이는 바람에 목사님이 교회를 떠나는 수도 있습니다. 크리스천들이 귀가 여린 탓입니다.

부정적인 말에 휩쓸려서 실족하지 않으려면 다음 사항을 기억해야합니다.

첫째, 양쪽의 이야기를 다 들으시기 바랍니다. 일방적으로 한쪽의 얘기만 듣고 섣부른 판단을 내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둘째, 두 사람의 말이 엇갈리면 평소에 신실한 분의 말을 믿어주기 바랍니다. 인격적으로 검증되지 않는 사람의 말을 믿고 평소 인격적으로 하자가 없는 삶을 사는 분을 의심하거나 비난하는 것을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셋째, 더 이상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도록 막아야합니다. 계속적으로 듣게 되면 동의를 하지 않으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그 대상에 관하여 자신도 부정적으로 됩니다.

넷째, 억울하게 비난을 당하는 사람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옹호해 주어야합니다.

어떤 단체에서 총무 일을 보던 분이 공금을 유용했다는 혐의로 억울한 누명을 썼습니다. 이때에 사정을 잘 아는 회장이 변호를 해주는 대신에 중립을 지킨다며 침묵을 지켰습니다. 이분은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들보다 침묵하는 회장이 더 미웠다고 했습니다. 얼마 후 암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죽는 날까지 회장에 대한 서운함을 삭이지 못해서 애썼습니다.

중립을 지킨다고 침묵하는 것이 비난에 동조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