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우는 이유 <1.12.2003>

Jay 2023.08.28 21:51:13

(2003년 01월 13일 작성된 게시물이 관리자에 의하여 목회자코너 게시판에서 이곳으로 복사되었습니다.)
'형, 아까 왜 울었어?'

워싱턴 주에 살면서 몇 달 전 처음으로 휴스턴을 방문한 동생이 주일 예배가 끝난 후
에 물었습니다. 남자가, 게다가 형이 회중 앞에서 눈물을 흘리니까 당혹스러웠던 모양
입니다.

사실 저는 예배 때만이 아니라 혼자 있을 때에도 가끔 눈물을 흘립니다. 하나님의 사
랑이 마음이 저리도록 다가올 때에 그렇습니다.

저는 7살 때에 부모를 잃었습니다.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한 아쉬움이 항상 마음속에
잠재해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계셨더라면 인생에 도움이 되었을 텐데 라는 계산적인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었겠지만 아버지에 대한 원초적인 그리움이었을 것입니다. 항상
아쉬움을 갖고 살아오던 어느 날, 계시처럼 내게 아버지가 없는 것이 아니라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하나님 아버지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버지가 되셔서 마음의 빈
곳을 채워주셨을 뿐만이 아니라 풍성하게 채워주셨습니다. 이러한 깨달음과 더불어 육
신의 아버지에 대한 아쉬움이 깨끗이 사라지면서 하나님 아버지에 대한 감사로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저에게는 또한 무조건적인 부모님 사랑에 대한 갈망이 있었습니다. 아기가 엄마, 아
빠에게 응석을 부리고 말썽을 부려도 다 받아주는 것을 보면 어른이 된 후에도 자신도
모르게 부러운 마음이 들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또 한번 계시처럼 하나님께서
그러한 사랑을 주고 계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 있는 모습 그대
로 받아주셨을 뿐만이 아니라 큰일까지 맡겨주고 계셨습니다. 이때부터 눈물 흘리는
일이 더 잦아졌습니다.

제 가슴속에는 또한 진정으로 존경할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어떤 분에 대한 그리움
이 묻혀있었습니다. 'Killing Fields'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캄보디아인 기자와 외국
기자간의 우정 얘기입니다. 공산정권에 의하여 캄보디아가 무너졌을 때에 탈출하지 못
한 주인공을 외국인 기자 친구가 끝까지 포기하지 아니하고 찾아내어 구출해주는 내용
입니다. 그 우정이 아름다워서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때에 갑자
기 또 한번의 계시처럼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바로 이러한 친구
라는 사실입니다. 나를 찾을 뿐만이 아니라 나를 위하여 목숨까지 버린 신실한 친구라
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저는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