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2월 26일 작성된 게시물이 관리자에 의하여 목회자코너 게시판에서 이곳으로 복사되었습니다.)
테이프 선교 사역부원들의 헌신적인 봉사를 감사드립니다. 이들은 예배가 끝나자마자 즉시 설교 테이프를 복사하여 친교실 앞에서 판매를 합니다. 많은 분들이 예배 시간에 들은 설교를 나중에 다시 듣거나 전도용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구입하기 때문입니다. 판매되어 나가는 테이프 숫자는 정기 구독자에게 우송되는 것까지 합하여 매주 약 400개랍니다. 1년이면 2만 개가 넘습니다. 신학교 다닐 때에 설교학에서 C 학점을 맞은 저의 설교를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돈을 내고 듣는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 습니다.
설교에 대한 반응을 보기 위하여 사역 팀장인 곽인순 자매에게 부탁하여 매주 테이프가 몇 개 판매되었는지를 통보 받습니다. 판매 숫자가 보통이면 '보통', 많으면 '많이', 아주 많으면 '아주 많이'라는 딱지를 전달해 받습니다.
신기한 것은, 잘했다고 생각되는 설교 테이프는 별로 판매 안되고 마지못해 한 설교테이프는 많이 판매된다는 것입니다. 한동안 의아해했다가 이유를 발견하였습니다. 저와 일반 성도들의 관심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서가에 꽂힌 책들 제목을 훑어보면 예수 믿고 난 후에 제 관심사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처음 예수 믿었을 때에는 논리적이고 교리적인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창세기를 과학적으로 설명한 책, 이단에 관한 책, 종말에 관한 책 등입니다. 신앙 생활의 연륜이 깊어지면서 읽는 책이 바뀌었습니다. 죄와의 싸움에 관한 책, 죄책감과 열등감에 관한 책, 성서적인 부부 관계와 자녀 교육에 관한 책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50대 후반이 된 요즈음은 신앙 서적은 전만큼 많이 읽지 않습니다. 읽어도 다독보다는 정독을 하게 됩니다. 대신에 일반 서적 특히 시사와 역사에 관한 책을 많이 읽습니다.
관심사도 변했습니다. 요즈음의 주 관심사는 영생, 헌신, 행복, 천국의 상입니다. 그러나 신앙 생활을 새로 시작하는 분들은 제가 옛날에 관심 있던 주제에 관심을 갖습니다. 그래서 현재 내게 썩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 주제에 관하여 설교하면 테이프가 많이 판매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가 아니라 성도들이 필요로 하는 주제, 나의 관심이 아니라 성도들의 관심을 계속 발견하는 것이 설교자의 과업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