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2월 26일 작성된 게시물이 관리자에 의하여 목회자코너 게시판에서 이곳으로 복사되었습니다.)
중국말로 번역된 제 저서 출판을 위해 헌금하실 분이 있으면 연락해 달라고 지난주일 '금주의 한마디'에 실렸습니다. 어떤 분이 2,500불을 이미 익명으로 기증하셨고 2,000불만 더 있으면 되었기 때문입니다. 작은 액수가 아니기 때문에 광고를 하기는 했지만 기대는 않았습니다. 자원자가 없으면 교회에서 부담하기로 집사회의에서 결정까지 한 터였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무려 다섯 분이 자원하였습니다. 가장 먼저 자원하신 분은 성명도 밝히지 않고 헌금을 제 주보함에 넣어놓았습니다. 또 한 분은 이제는 필요 없다고 해도 마음먹은 김에 해야한다고 헌금을 했습니다. 나머지 세 분은 제 거절을 받아주셨습니다. 들어온 헌금 잉여분은 제 저서를 인도네시아 어로 출판할 때에 사용하려고 합니다. 인도네시아 말로 번역할 수 있도록 허락해달라는 선교사님이 계십니다.
우리 교인들은 저를 항상 놀라게 합니다. 선교사님들을 위한 사랑의 헌금을 하면 액수가 예상액보다 많아 저를 놀라게 합니다. 성도들이 부담을 느끼면 어쩌나 가정 교회 세미나를 주최할 때마다 조바심을 하지만 밝은 얼굴로 즐겁게 섬기셔서 저를 놀라게 합니다. 샌드위치 가게를 하는 성도가 긴급한 일로 출타하지 않을 수 없을 때에 건강하지도 않 은 다른 성도가 가게를 1 주일이나 보아주었다는 소식, 예수를 아직 안 믿는 분이 생명의 삶 수강할 수 있도록 교회에 운전하고 데려와 수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린다는 소식, 자신도 가난하면서도 더 가난한 목장 식구에게 차를 구입하라고 돈을 보태주었다는 소식 등등이 저를 놀라게 합니다.
가정 교회가 서울 침례교회에서나 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종종 듣습니다. 아닙니다. 가정 교회는 성서적인 교회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정착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서울 침례교회에 좋은 교인들이 있었기 때문에 쉽게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제가 부임할 때부터 집사님들은 제가 제안을 하면 성경에 어긋나지 않는 한 군소리 없이 밀어주셨습니다. 개인적으로 만나서 칭찬해주거나 격려해주지도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목자들은 성실하게 섬겨주었습니다. 필요가 있다고 하면 교인들은 기쁨으로 자원해 주었습니다.
저는 인덕은 없지만 인복은 있다는 얘기는 종종 듣습니다. 사실 저는 덕이 부족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돕는 분들이 항상 주위에 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부끄러움을 심어드리지 않는 목회자,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이런 분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목회자가 되기 위하여 저는 자신을 더 채찍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