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회로 전환할 때 가장 반발하는 그룹이 부목사들입니다. 목자가 심방을 비롯한 모든 사역을 다 맡아 하니까 자신의 사역을 빼앗기는 것 같고, 부목사로서의 입지가 불안해졌다고 느끼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담임 목사가 부교역자들을 목회자 세미나에 보내면, 강의실 뒷자리에 앉아 인터넷이나 뒤지고, 숙박을 제공하는 가정 식구들과 대화도 거절하고 잠만 자다 돌아가서 섬긴 가정에 실망감을 심어주기도 합니다. 목회자 컨퍼런스에서는, 육겹줄 기도회를 가정교회 성토 모임으로 만들어서, 이들의 부정적인 생각을 바로 잡아줄 수 있도록 부목사 조는 반드시 지역 목자를 조장으로 세운다는 규칙까지 생겨났습니다.
그러나 가정교회는 부목사들에게 블루오션입니다. 가정교회 경험이 있는 부목사를 찾는 교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은퇴 목사 후임으로 가정교회 경험이 있는 목사를 찾는 교회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는 시간이 갈수록 더 확산될 것입니다.
가정교회 부목사로 있는 것은 진정한 목회를 배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일반 교회에서는 부목사가 프로그램이나 돌리고, 교회 행정이나 하고, 교인들 심방이나 하지 목회를 배울 기회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교회에서 초빙을 받든지, 교회 개척을 해서 담임목사가 되면 어떻게 목회하는지 몰라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됩니다.
진정한 목회란 무엇인가? 비신자를 품고 마음 아파하고 눈물 흘리며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예수님을 주님으로 영접하고 세례(침례)받을 때 환희를 맛보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를 경험했을 때 비로서 ‘목회’를 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맛을 보기 전까지는 교인 ‘관리’를 배운 것이지 ‘목회’를 배운 것이 아닙니다.
일반교회에서 배울 수 없는 목회를 가정교회에서는 배울 수가 있습니다. 가정교회에서는 부교역자에게 목장을 맡아서 영혼구원하고 제자를 만드는 기회를 주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회를 부여하는 가정교회에 대해 불평하지 말고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것이 지혜로운 선택입니다. 가정교회에서는 3축이 잘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목회를 배우기 쉽습니다. 담임목사가 된 후에 실수하면, 한 개의 작은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부목사로 있을 때에는 실수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여유도 있습니다.
이미 주어진 기존 사역과 더불어 목장 사역을 하는 것이 힘들지 모르지만, 평신도인 목자목녀들은 이미 직장생활에 1주에 40~60 시간을 바치면서 목장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 앞에서 힘들다고 못합니다.
많은 가정교회 부목사들이 단독 목회를 하게 되면 가정교회를 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담임 목사가 원칙대로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정교회 열매는 없는데 신약교회를 회복한다며 헌신과 희생을 강요하니까 목자 목녀들은 탈진하게 되고, 이런 모습을 보면서 부교역자들은 가정교회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게 되고, 자신은 가정교회를 절대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게 되는 것입니다.
가정교회로 전환하는 목사가, 도달 목표는 분명하지만 속도를 조절하기 위하여 원칙대로 안하고 있다면, 이 사실을 부교역자들과 나누어야 합니다. 그리고 언제, 어떤 식으로, 정상적인 가정교회 모습을 이루어 갈지 로드맵도 나누어야 합니다. 이렇게 할 때 부교역자들이 담임목사의 진정한 가정교회 동역자가 될 수 있습니다.
부교역자들이 목장 사역을 잘 하기 위해서는 담임 목사의 협조와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이들이 목장 사역을 잘 하도록 하려면 사역의 분량을 조정해 주어야 합니다. 교회의 기존 프로그램과 행사를 점검하여 그 자체로서는 가치가 있더라도 영혼구원하여 제자 만드는 교회 존재 목적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과감하게 가지치기를 해서, 부교역자들이 목장 사역에 쏟아야 할 에너지가 낭비되지 않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또 부교역자들에게 생활할 수 있을 정도로 사례금을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썩 중요하지 않은 행사를 없애서 예산을 절약하고, 교회가 전체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지 모릅니다. 또 목장 사역을 위해 약간의 재정적인 보조도 필요합니다. 부교역자는 목사나 전도사라는 특수 직업 환경 때문에, 평신도들처럼 신약교회 회복에 올인 했을 때, 하나님께서 마태 6:33의 약속에 따라 필요를 채워주시는 경험을 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담임목사와 부목사 둘 다 가정교회 핵심 가치인 남을 성공시켜주는 리더십을 발휘하여, 부목사는 끌려가듯이 하지 말고 주도적으로 담임목사를 성공시켜 드리려고 노력하고, 담임목사는 부목사를 심부름군으로 생각하지 말고 가정교회 차세대 리더를 키운다고 생각하여, 세대를 거듭할수록 가정교회가 더욱 더 주님이 꿈꾸셨던 교회 모습에 가까워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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