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들 사이에 틈이 벌어지면 세상 사람들보다 더 화해가 어렵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술 한 잔 하고 확 풀기도 하는데, 교인들 사이의 분쟁은 쉽게 해결이 안 납니다. 분쟁이 확대되고 확산되어 교회가 두 파로 갈라져서 몸 싸움을 벌이기도 하고, 법정 문제로 끌고 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세상의 비웃음 거리가 됩니다.
왜 교회 분쟁은 해결이 어려운가? 양쪽 다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믿음 안에 있고, 자신이 옳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양보가 어렵고 화해가 어렵습니다.
교회에서 패가 갈려 싸울 때 앞서서 투쟁을 벌이는 사람들은 대부분 믿음이 좋고 교회를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진정으로 교회를 사랑하기 때문에 예수님이 당연히 자기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이 자기 편이라면 자신을 대적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그리스도를 대적하는 적 그리스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치라도 양보할 수 없고,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이겨야 합니다.
그러나 교회를 사랑하고 예수님을 사랑한다고 해서 예수님이 내 편이라고 자신할 수 없습니다. 마태복음 16장에 보면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자신이 누구라 생각하느냐고 물으셨습니다. 그때 사도 베드로가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답에 예수님은 너무나도 기뻐하셨고, 하나님께서 계시해 주신 것이라고 칭찬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제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제자들이 깨달았다고 생각하시고, 예루살렘으로 가는 것은 왕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죽기 위해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때 수제자인 베드로는 격렬한 반응을 보이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대들었습니다. 그랬다가 예수님으로부터 호된 꾸중을 들었습니다.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마 16:23).” 베드로가 사단이라는 말입니까? 아니지요! 베드로를 조종하여 하나님의 계획을 저지 하려는 사단을 꾸짖으신 것입니다.
베드로보다 예수님을 더 사랑했던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그러한 베드로가 주님의 가는 길을 막는 도구로 사용되었다면, 저와 여러분 같은 평범한 믿음의 소유자가 예수님의 뜻을 좌절시키고 교회를 무너뜨리는 도구로 사용되는 것은 너무나도 쉽습니다.
전에 한 번 원장 코너에서 언급했지만, 교회에서 분쟁이 생기면 목사님들은 자동적으로 예수님이 자신의 편이고, 자신을 대적하는 무리들은 사단의 편이라고 단정 짓습니다. 자신이 어느 누구보다 교회를 더 사랑한다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다 할지라도, 예수님이 목사 편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오히려 사단에게 조종 받아서 교회를 파괴로 이끌어 가는 장본인이 될 수 있습니다. 파괴력이 큰 것을 알기 때문에 사단은 교회를 사랑하는 사람을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과 교회를 사랑하는 것이 자동적으로 하나님 편으로 만들지 않는다면, 하나님 편에 서 있는 것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하나님은 회개하는 사람 편이고, 용서하는 사람 편이십니다.
하나님을 내 편으로 만들고 싶으면, 회개하시기 바랍니다. 마음속에 숨겨져 있는 분노를 회개하시기 바랍니다(마 5:23~24). 분노는 상대방이 내 뜻을 좌절 시켰다고 생각할 때 일어 납니다. 그런데 분노는 죄를 낳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분노에 대해 엄중하게 경고하셨습니다(마 5:22). 많은 크리스천들이 자신의 분노를 의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죄라고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의분이라 할지라도 인간의 분노는 하나님의 의를 이루지 못합니다(약 1:20). 이러한 분노를 인정하고, 상대방의 잘못에 바르게 반응하지 못한 것을 회개하고,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는 회개하는 사람의 간구를 무시하지 못하십니다.
그리고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복수하고 싶은 욕구, 상대방과 마주 싸우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고,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대신 싸워 주시기를 간구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에게 매달리는 사람을 외면하지 못하십니다.
아무리 공의와 정의가 자기 편이라 할지라도 인간의 방법으로 싸우면 궁극적으로 승리는 사단에게 돌아 갑니다. 다수결이나 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승리했다 할지라도 그 과정 가운데 에너지가 소진되어 교회에서 생명력이 사라집니다. 교인들이 상처를 입고 사역을 더 이상 안 합니다. 새로 믿는 사람들이 환멸을 느껴 교회를 떠납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교회에 관한 나쁜 인상을 주어 전도가 힘들어 집니다.
그러므로 교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모여서 기도하고, 흩어져서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고 하나님께서 하라는 것만을, 하라는 만큼만 하시기 바랍니다. 지속적으로 회개하고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순종하다 보면 하나님께서 승리를 이루십니다. 인간의 힘으로 싸우면 이기는 것 같아도 지고, 하나님이 대신 싸우시면 지는 것 같아도 이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