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교회 개척이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의 경제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예배 처소가 누추하면 불신자들이 오지 않으려는 것과, 기독교에 대한 국민 정서가 극도로 부정적으로 되어서 불신자 전도가 어려워졌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가정교회로 개척하게 되면 일반 개척에 비해 어려움이 덜하지만, 그렇다고 어려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교회가 세워지려면 교인들이 있어야 하는데, 불순한 동기로 찾아오는 기신자들에게 기대를 걸 수는 없고 비신자 전도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개척교회에서는 첫 째 축인 목장 모임만 활발하지, 삶 공부나 연합 목장 예배가 약하기 때문에, 가정교회 3축이 톱니바퀴 돌아가듯이 원활하게 돌아가기가 어렵습니다.
둘 째 축인 삶 공부가 개척 교회에서는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가 어렵습니다. 담임 목사 혼자 모든 성경 공부를 인도해야 한다는 한계점도 있지만, 한두 사람을 앞에 놓고 강의하는 것이 여러 사람들에게 강의하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기 때문입니다.
셋 째 축인 주일 연합 목장 예배도 개척교회에서는 은혜롭기가 힘듭니다. 저도 1,000명보다 30-40명 앞에서 설교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습니다. 개척 교회 목사님들이 교인들이 주일 예배에서 은혜를 못 받으면 예배 순서가 잘못 되었나, 자신의 설교에 문제가 있지 않은가 고민하지만, 회중이 작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개척 교회에서 연합 목장 예배나 삶 공부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활성화를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러나 그 노력이 큰 교회와 똑같이 해보려는 노력이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하면 흉내내는 것으로 그치고 맙니다. 교인 숫자가 적은 것을 강점으로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교인 숫자가 적을 때에는 가족적인 분위기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이 장점을 최대한 살려야합니다.
예배 인원이 작으면 참석자 모두가 예배 순서에 기여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가정이 돌아가며 봉헌을 맡고, 자녀들에게도 성경 봉독 같은 순서를 맡겨서 회중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예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교인 숫자가 적으면 간증 시간을 활용하여 교인들끼리 깊숙이 아는 가족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간증거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교인들이 있겠지만, 일생을 단계별로 나누어, 어린 시절, 청소년 시절, 청년 시절, 장년 시절에 관해 자신의 삶을 나누도록 하면 할 얘기가 많아집니다. 결혼, 군대, 첫 취업 등,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게 할 수도 있고, 부부 문제, 건강문제, 자녀 문제 등으로 생겼던 위기 상황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간증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교회생활을 오래 한 사람들이 간증을 힘들어 할 때에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삶에 어떻게 개입하셨는지를 말해 주십시오.”라고 말하면 쉽게 간증을 한다고 어떤 개척 교회 목사님이 귀뜸을 해주었습니다.)
연합 예배 설교도, 인원이 적을 때에는 큰 교회 목사님들이 하듯이 하지 말고 대화 하듯이 해야 합니다. 대화식으로 설교하는 법을 배우고 싶으면 한국 TV 장수 프로그램인 ‘아침 마당’에서 초청 강사들이 열 명 정도의 방청객을 앞에 놓고 어떻게 말하는지 보고 배우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삶 공부도 인원이 작다는 것을 장점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식당에서 어떤 사람과 식사를 나누다가 대화가 기독교 신앙 쪽으로 흘렀다고 합시다. 이럴 때 크리스천이라면 상대방의 잘못된 생각을 바로 잡아주고, 바른 정보를 제공해 주기 위하여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성경 공부를 인도할 때 VIP나 새로 믿는 사람들이 더 쉽게 설득될 것입니다.
작은 인원을 놓고 성경 공부를 인도할 때에는 강의 방법에도 조정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생명의 삶 강의 때에 수강생들에게 생각할 기회를 주기 위하여 중간 중간에 질문을 던집니다. 그러나 인원이 적을 때 질문을 던지면, 외향적인 사람은 상관 없지만 내향적인 사람들은 코너에 몰리는 것 같이 느껴서 중도에 공부를 포기할 수가 있습니다.
“제가 질문을 하나 던질 텐데 소리내어 대답할 필요 없습니다. 머리속으로 답을 생각만 해보세요.” 그리고 잠시 기다렸다가, “이렇게 이렇게 생각하셨지요?”라고 말하여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식으로 인도하면, 성경을 잘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부담 없이 성경 공부에 참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개척 교회에서는 삶 공부 여러 개를 서둘러 도입하지 말고, 생명의 삶 하나만 도입해서 반복해 가르치고, 교회가 정체에 빠졌다고 생각하면 다음 삶 공부를 도입해서, 삶 공부를 정체에서 빠져나올 계기로 삼는 것이 좋습니다. 부흥집회, 수련회, 평신도를 위한 세미나 참석도, 남들이 하니까 좇아하지 말고 교회가 정체에 빠졌을 때 적절하게 도입해서 도약의 계기로 삼는 것이 좋습니다. (이것은 청주에서 가정교회로 개척하여 부흥을 맛보고 있는 사랑의 교회 안국철 목사의 제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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