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지기를 향한 마지막 당부" <7.27.2012>

최영기모다카이브 2023.08.24 02:00:17

8월말 은퇴 전, 3달에 한 번 있는 초원지기와의 마지막 모임을 가졌습니다. 도움이 될 가정교회 목회자들이 있을 것 같아서 초원지기에 보낸 메모를 약간 수정하여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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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지기님들께

 

지난 초원지기 모임은 제가 마지막으로 참석하는 모임이었습니다. 참석하지 못한 분을 위하여 제가 마지막으로 당부한 내용을 메모로 전달합니다.

 

1. 목자들의 탈진을 방지해 줄 수 있는 것이 초원모임인데, 초원지기들이 이 사역을 너무나도 잘 감당해 주고 있습니다. 휴스턴 서울 교회에서 가정교회가 20년씩 정체를 경험하지 않고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초원 모임 때문입니다.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초원 모임이 목자들의 탈진은 방지하는 충전의 장소가 되기 위하여서는 두 가지 일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1) 마음속에 있는 생각과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초원지기와 목자, 목자와 목자 사이에 담장이 없어야합니다. 얘기할 때 조심스럽고, 중보기도 제목이 피상적일 때에는, 담장이 있다고 보아야합니다. 초원 식구가 모였을 때 웃음꽃이 핀다면 담장이 없다고 보아도 됩니다.

 

초원지기, 특히 분가해 나온 초원지기는 초원식구와 개인적으로 만나 막힌 담이 없게 만들고 초원식구 사이에 담이 있다고 생각하면 이를 무너뜨리는데 노력을 해야 합니다.

 

(2) 초원 모임에 기도 응답이 있어야합니다. 구체적인 기도 제목을 내놓도록 하고 다음 모임에서 응답 여부를 점검해야합니다. 단시간 내에 응답되어야할 긴급 기도 제목이라면 초원지기가 응답 여부를 자주 확인하여 초원식구들에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2. 초원지기들은 목회일기 점검과 초원일기 기록을 성실하게 수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목장 모임이 형식적 모임이 되지 않고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하는 장소가 되기 위하여서는 목자에게 사역을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정해진 시간에 목회 일기를 기록하는 습관이 이런 기회를 만들어줍니다.

 

목회 일기에는 목장에서 나눈 이야기 내용보다 목자가 목원을 위하여 사역한 내용을 적어야합니다. 그래서 목회일기는 다음 목장 모임 직전에 그 주에 있었던 사역 내용을 기록하는 것이 좋습니다.

 

초원식구가 목회 일지를 빠짐없이 기록하기 원하면, 초원지기 자신이 초원일기를 충실하게 기록해야합니다. 공동체가 하기 원하는 것을 리더가 먼저 해야, 공동체도 좇아한다는 것이 영적인 원리입니다. 리더가 먼저 하지 않고 공동체를 향해 하라고 하면 안 합니다.

 

3. 침체된 목장이 있을 때에는 목자보다 목녀에게 집중하여 도우시기 바랍니다. 목자는 이미 헌신된 사람이고 남성이기 때문에 어려움을 견뎌내기 쉽습니다. 목녀가 침체될 때 목장이 침체됩니다. 목녀들에게 신경을 써서 초원 내외가 만나든지 초녀가 만나서 힘을 실어주시기 바랍니다.

 

4. 초원지기 영성 관리를 위해서 서약서를 지키는 것은 최소한의 기본입니다. 그러므로 기도하고 말씀 읽는 시간에 최우선권을 주어 하루 스케줄 짜야 합니다. 이런 일을 시간 날 때 하려면 서약을 지키는 것이 불가능해 집니다.

 

목표를 약속보다 높게 잡으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1주일에 나흘 이상 기도하는 서약을 지키기 위해서는 1주일에 닷새 이상 기도하는 계획을 짜야합니다. 시간 약속을 반드시 지키기 위해서는, 정시가 아니라 5분 전에 약속 장소에 나가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입니다.

 

5. 초원 모임에서 중보 기도할 때, 각 목장 VIP를 위한 기도 시간을 반드시 갖기 바랍니다. 이때 등록이 안 될 분은 VIP 명단에서 빼라고 초원지기가 일러주시기 바랍니다. 이런 분들은 초원지기 차원에서 정리하지 않고, 담임 목사를 면담한 후에 등록을 거절당하면 너무 깊은 상처를 받습니다.

 

6. 이 목사님이 담임 목사님 시무를 시작한 후에 초원지기로서 도울 수 있는 길이 없느냐고 물었는데, 한 가지만 말씀드린다면...

 

신임 담임 목사님에게 불평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 대꾸하지 말고 무시하시기 바랍니다. 이들의 마음을 산 후에 설득시키겠다는 의도로, 부정적인 의견에 동의하는 태도를 보이는 분들이 있는데, 불평이 습관이 된 사람에게 담임 목사 입장을 변호하는 것이 별 도움이 안 됩니다. 들어주기는 하되 가타부타 반응을 하지 마시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넘어가십시오.

 

담임 목사님과 이견이 있을 때면, 담임 목사님과 직접 만나 둘이서 해결하거나 초원지기 모임에서 해결하고, 교인들 앞에서는 절대 이견을 표현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교인들이 안정감을 느낍니다. 부모가 엇갈린 의견을 갖고 자녀들 앞에서 다투면 자녀들이 불안해지고, 의견을 같이 하는 모습을 보이면 자녀들이 안정감을 느끼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부모들은 자녀들 앞에서는 한 편이 되고, 이견이 있으면 둘만이 있을 때 해결해야합니다.

 

최 영기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