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할 수 있는 가사원" <3.2.2012>

최영기모다카이브 2023.08.24 01:14:47

2012회기 연도가 3월 1일에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회기 연도부터 3년 간 섬겨주실 이사로서, 다음 분들을 가사원 회원들이 선출해 주셨습니다. (가사원 회원은 주소록에 이름을 올리고 1년이 지난 교회 담임 목사입니다.)

 

한국에서는 유병근 목사(순천 북부 교회), 이경준 목사(서울 다운 교회), 북미에서는 정영민 목사(남가주 포도원 교회)가 선출되었습니다.

 

지난 1년간 이사로서 성실하게 섬겨주신 계강일 목사님(성안 교회), 박경남 목사님(수지 제일 교회), 그리고 김원기 목사님(뉴욕 베데스다 교회)에게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박경남 목사님은 이사회 서기로서 ‘진짜’ 성실하게 섬겨주셨습니다.

 

이 기회를 빌어서 이사로뿐만이 아니라, 간사로, 지역 목자로, 세미나 강사로 지난 1년 간 섬겨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가정교회 사역이 자발적인 섬김에 기초했듯이, 국제 가정교회 사역원도 자발적인 섬김의 기관이 되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섬기는 기관으로 머물게 되기를 소원합니다.

 

그래서 정관을 만들 때에 가사원 회원에게 회비를 걷지 아니하고, 가사원을 섬길 분들은 자비량으로 섬긴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또 한국에 가사원 건물을 지어주겠다는 독지가가 나섰지만, 이 제의를 거절하였습니다. 예산이 확보되고 건물을 소유하면, 그 기관이 있어야했던 이유는 희석되고 그 기관 존속 자체가 사역 목표가 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이런 예화를 들었습니다.

 

어떤 암석이 많은 해안에, 바람이 몹시 부는 날이면 배가 좌초되곤 했습니다. 파선된 배 선원을 구조하기 위하여 구조대가 조직이 되었습니다. 파선되는 배의 숫자가 증가하고 구조 인원이 많아지면서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건물을 짓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일이 많아지고 일하는 사람 숫자가 많아지면서 건물을 더 크게 증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건물이 커지다보니 건물을 유지하고 보수하는 일이 많아져서 더 많은 사람들을 고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러면서 건물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들을 맞아들이기 위하여 가구를 갖추고 카펫을 깔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건물이 커지고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동안 파선된 배에서 구조 받는 선원의 숫자는 점점 줄어갔습니다. 건물 운영 회의를 하느라 바빠서 물에 빠진 선원들의 부르짖음을 듣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부르짖음 소리가 들려도 구조 나가기를 주저하게 되었습니다. 물에 빠진 선원을 집안으로 데려다 놓으면 카펫이 젖어 망가지기 때문입니다.

 

많은 기독교 기관이나 단체들이 이 예화에서처럼, 세워진 목적을 상실하고 존속 자체가 목적이 되어 있는 것을 봅니다.

 

안타깝지만 많은 교회들이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영혼 구원하여 제자 만든다는 교회 존재 목적은 망각하고 교회를 존속시키고 교인 숫자를 늘리는 것이 목표가 되어버렸습니다.

 

어떤 기관이나 단체는 특정 시대에 특정 목적을 위하여 하나님이 세우시고 사용하셨지만, 이제 시대가 변하고 필요가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체 존속을 위하여 안간힘을 쓰는 것을 봅니다. 

 

가사원은 진정으로 하나님의 필요를 위하여 존재하는 기관이 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뜻과 인도에 민감하고, 성경적인 원칙을 고수하며, 신약 교회 회복을 소명으로 삼은 사람들에 의하여 운영되고, 먼 훗날 행에라도 하나님께서 이제 할 일이 끝났다고 하시면 주저 없이 해체해 버릴 수 있는 기관이 되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