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을 계기로 새 정관에 의하여 새로운 사역 팀이 형성되는 것을 계기로 ‘원장 코너’를 신설하여 가정 교회 사역에 관한 이런저런 얘기를 적도록 하겠습니다. 매주 쓰는 것은 부담이 될 것 같아서 격주로 쓰려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적극적으로 댓글을 달아주셔서 원장 코너가 대화의 광장이 되도록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번에 가정교회 정관을 만들고 사역원장을 투표제, 임기제로 만든 것은 제가 사역원장을 그만 둘 길을 열어놓기 위하여서였습니다. 특정 사역을 시작한 사람이 운동의 핵심에 너무 오래 머물러 있으면 정체 현상이 옵니다. 빨리 후계자를 키워서 사역을 맡겨야지, 준비 없이 있다가 세상을 떠나든지 갑자기 사역에서 물러나면 그 운동은 사그라집니다. 저는 그래서 일찍부터 후발 주자들에게 사역을 위임하려고 애를 썼고, 이랬기 때문에 가정 교회 운동이 시작된 지 15년밖에 안 되는데 3대, 4대 지도자들이 키워졌습니다.
목회에 관하여 제가 갖고 있던 소원 중의 하나가 명예로운 은퇴였습니다. 안수를 받았던 1980년대에 미주에 있는 대형 한인 교회에서 평화롭게 승계가 이루어진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원로 목사를 지지하는 사람과 신임 목사님을 지지하는 사람들 간에 소송이 붙었고, 교회가 갈라졌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목회를 잘 시작하는 것은 비교적 쉽지만 목회를 잘 끝내는 것이 어렵다는 생각을 뼈저리게 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아름다운 승계, 명예로운 은퇴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 결론은, 은퇴한 후에 교회와 돈 관계를 끊고, 지속적으로 사역할 생각을 포기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돈과 사역이 얽히니까 은퇴하는 사람은 아들처럼 자신을 돌보아줄 후계자를 찾게 되고, 기대에 못 미치면 배신감이 들어 갈등이 야기됩니다. 그래서 저는 은퇴와 더불어 가사원장 직도 내려놓으려고 생각했습니다. 가사원장은 여행을 해야 하는데, 은퇴한 후에 서울 교회에 비행기 표 값 달라고 손 벌리고 싶지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제 생각을 알고 어떤 분이 은퇴 후에 사역하라고 거액의 헌금을 미리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제가 필요해서 사역원장으로 선출해 주시고, 제가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가사원장으로 섬기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가사원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느껴지든지, 저보다 가사원장으로 더 잘 섬길 사람이 있다고 생각 되면 언제라도 가사원장 직책에서 내려 앉을 작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