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 목사 아내가 투병을 하게 되면 교회 전체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어서, 대표 기도하는 분들에게, 개인적으로만 기도해 주시고 회중 기도할 때에는 아내를 위한 기도를 빼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암으로 투병하는 다른 분들에게 미안한 이유도 있습니다.) 저도 아내 문제를 거론하고 싶지 않지만,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다고 해서 보고를 드립니다.
아내는 매주 화요일마다 MD Anderson에 가서 항암 주사를 맞습니다. 구토를 방지하는 안티히스타민 약을 주입하고, 다음에 taxol과 carboplatin이라는 항암제를 차례로 투입합니다. 주사 맞기 전에 피를 뽑고 검사 결과가 나온 후에 항암주사를 맞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이 많아 아침에 병원에 가면 저녁때 돌아오게 됩니다.
한 달간 약을 투여한 결과가 지난주에 나왔는데 난소암 측정 수치인 C-125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머리털은 다 빠졌습니다.) 그러나 항암 주사를 맞은 후 떨어진 백혈구 수치가 일주일이 지나도 원상복귀가 되지 않아서, 두 주나 병원에 갔다가 주사를 맞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지금은 1주일에 3회, 백혈구 수치 높이는 주사를 같이 맞고 있습니다.
아내에게 보여주시는 여러분들의 사랑에 무어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습니다. 14년 전, 한 달에 한 번 24시간 투입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매주일 약 분량을 줄여 주입을 해서 그런지, 주사 맞고 이삼일 지나면 음식을 잘 먹습니다. 많은 분들이 음식을 만들어다 주셔서 요리를 안 하고 지냅니다.
몸 컨디션도 14년 전에 비해서 좋습니다. 운동이 암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고 주치의가 운동을 강력하게 권장합니다. 그래서 매일 3마일 씩 걷습니다. 심심치 않도록 매일 더불어 같이 걸어주시는 여러 자매님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전에 말씀드린 대로 쉬는 날을 목요일에서 화요일로 바꾸었습니다. 화요일 새벽에 교회에 나와 기도하고 아내와 더불어 병원에 갑니다. 목요일에는 새벽 기도를 쉬고 8시에 사무실에 나와 하루 온종일 일합니다. 이렇게 한 달 여를 지내보니까 피로가 쌓이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집사님들과 의논하여 목요일 하루는 온종일 교회에 있는 대신에, 오전에는 스케줄에 있는 대로 연수오신 분들과 면담시간 갖고, 점심 식사시간은 대행 목자 후보나 외부 손님 만나는데 쓰고, 나머지 시간은 교회에서 보내든지 집에서 보내든지 자유롭게 쓰기로 했습니다. 화요일에는 아내 옆에 꼼짝 않고 앉아있어야 하기 때문에 일을 많이 하게 되어 일에 지장은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스케줄에 융통성을 두기로 하니까 벌서 마음여유가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