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야기" <9.5.2010>

최영기모다카이브 2023.09.10 07:25:46

제가 출타할 때 박광우 사무장님이 공항 차편을 제공해 주십니다. 최근에 20만마일 이상 달린 SUV를 파시고 새 승용차를 사셨습니다. 새 차에서만 맡을 수 있는 독특한 냄새가, 제가 갓 미국에 왔던 때를 기억나게 합니다.

 

 

 

저는 1970년에 한국에서 약혼식만 올리고 혼자 오하이오 주립 대학으로 유학을 왔습니다. 아내는 다음 해에 같은 대학으로 유학 와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결혼 후 첫 해는 자동차 없이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항상 남에게 차편을 의존할 수가 없어서, 10년이 넘고 10만 마일 이상 달린 Mercury Comet이라는 차를 구입했습니다. 컨버터블에다가 8기통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래된 차라 고장이 잘 나서, 시내에서만 운전을 하지 시외로 벗어나는 것은 꿈도 못 꾸었습니다.

 

 

 

처음 산 새 차가 Dodge Dart였습니다. 딜러에서 차를 받아 운전해 오면서, 새 차 냄새에 황홀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미국 차 품질이 이때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페인트칠도 조잡했고, 창문을 열려고 핸들을 돌리면 손잡이가 툭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자그마한 고장이 잦아서 수시로 자동차 수리소에 갖다 주어야했습니다.

 

 

 

미국 차에 대한 쓴 경험 때문에 그 다음부터는 일본차만 구입했습니다. 저에게 중요한 것은 성능이나 맵시가 아니라 고장 나지 않는 것입니다. 차를 손보는 재주가 전무하기 때문입니다. 일본차는 이런 면에서 저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한국산도 고장이 잘 안 난다니, 다음에 새 차를 사게 되면 고려해 보렵니다.)

 

 

 

아들 선일이 첫 차는, 제가 운전하던 10만 마일 이상을 달린 수동 변속기가 달린 Toyota Corolla였습니다. 물려받은 차를 지붕이 삭아서 가라앉을 때까지 거의 10년 이상을 타고 다녔습니다. 딸 선주 첫 차는, 엄마가 타고 다니던 10만 마일 이상을 달린 스테이션왜건이었습니다. 고등학생들 중에 스테이션왜건을 운전하는 사람은 자기밖에 없다고 투덜대면서도 몇 년을 잘 몰고 다녔습니다.

 

 

 

첫 번 차는, 중고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좋은 차로 시작하면 이후에 값싼 차는 못 타기 때문입니다. 저는 고급 승용차의 쾌적한 승차감을 잘 모르기 때문에 고급차를 타고 다니는 분들을 부러워해 본 적이 없습니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할지라도 틴에이저 자녀들에게는 새 차 대신 중고차를 사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새 차 맛을 들이게 하는 것도 그렇고, 운전 초기에는 큰 사고가 한두 번 나게 마련인데, 헌 차로 사고를 내는 것이 경제적인 손실이 덜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