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으로부터 이메일이 날아왔습니다. 부임한 지 몇 년 안 되시는 목사님을 절대 다수의 교인들이 좋아하는데, 몇몇 장로들로 인하여 사임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교회 웹사이트에 들어가 보았더니 게시판에 목사님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글과 반대하는 사람들의 글이 많이 올려 져 있었습니다. 지지하는 사람들은, 목사님의 인격과 열정, 그로 인해 삶이 변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있고, 반대하는 사람들은 목사님이 소그룹을 시작하여 교인들을 둘로 가른다든지, 신학적으로 문제가 있다든지, 교인들의 우상이 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었습니다.
제 결론은, 반대자들이 교단 전통, 신앙적인 차이, 신학적인 문제를 내세우지만, 궁극적인 이유는 “편한” 신앙생활을 포기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전통적인 교회 생활은 참 편합니다. 주일에 교회에 와서 예배드리며 은혜 받고, 친한 교인들끼리 모여 친교를 나누고, 교회 행사를 통하여 보람을 맛보고…….
그러다가 새로 부임한 목사님이 오셔서 희생과 헌신을 요구하면 편함이 사라지기 때문에 거부하고 반발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내용의 답신을 보냈습니다.
“교인들이 아무리 지지해도 장로님 한두 명이 악을 쓰고 반대하면 이길 도리가 없습니다. 이길 수 없는 싸움을 싸우려할 때 교회는 풍비박산이 되고 세상 사람들에게 교회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어 영혼구원을 힘들게 만듭니다. 교인 다수가 목사님을 지지한다면 차라리 목사님을 모시고 나와 새로운 교회를 시작하십시오. 교회를 사임하는 목사님은 그 지역을 떠나야한다고 전에는 믿었지만, 편함을 추구하는 지도자들에 의하여 열정 있는 목사들이 쫓겨나는 것을 보게 되니까 그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분쟁을 피하려는 성도들의 충정을 생각해서 장로님들이 새 교회 창립을 돕든지 분립 개척 형식을 취해주면 얼마나 덕이 될까, 생각해봅니다.”
지도자가 가장 경계해야할 것이 “편함”이 아닌가는 생각합니다. 사명자의 길을 가로 막고, 주님의 섭리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언자 사무엘은 백성들을 위하여 “기도 하지 않는 죄”를 범하지 않겠다고 했는데(삼상 12:23), 지도자들은 “편해지려는 죄”를 범하지 않겠다고 결심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나이가 들면서 편해지고 싶은 욕구가 생깁니다. 그래서 의지적으로 싸웁니다. 해보지 않은 것을 해보려하고, 가보지 않은 곳에 가보려 하고, 새로운 방식을 시도해 보려하고…….
주님 부르시는 날까지 편함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