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라서가 아니라" <1.24.2010>

최영기모다카이브 2023.09.10 07:09:52

노인 아파트에 사시는 장모님이 저를 만나서 어떤 분에게 부탁을 받았다면서 어렵게 입을 여셨습니다. 어떤 분이 자기가 사는 양로원 TV가 고장이 나서 고장 수리비로 70불을 지불했는데, 그 돈을 휴스턴 서울 교회에서 받아줄 수 있겠냐고 물었다는 것입니다. 그 TV는 서울 교회에서 기증한 것이고, 서울 교회는 부자 교회니까 그 정도는 문제없이 부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답니다.

 

 

 

 

물건을 기증하고 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고 수리까지 책임질 필요는 없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수리비를 부담해 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종내는 거절하기로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서울 교회는 부자교회니까”라는 말 때문이었습니다.

 

 

 

 

우리가 남을 도울 수 있는 것은 자신들을 위해서는 극히 아꼈기 때문입니다. 다른 교회에서는 무료로 제공하는 식사도 우리 교회에서는 돈 내고 사먹습니다. 사역하다가 끼니때가 되면 성도들이 각자 호주머니에서 돈을 내어 해결하고, 교회 돈으로 사먹지 않습니다. 저도 교회를 대표해서 대접하는 경우가 아니면, 손님 대접할 때 밥값을 제 돈으로 지불합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전도용 설교 CD도 자기 돈 내고 구입하여 전달합니다.

 

 

 

 

이처럼 자신에게 인색했기 때문에 남에게 관대할 수 있었습니다. 교회 예산의 1/3 정도가 남을 위해 쓰입니다. 어떤 해에는 교회에서 지출된 돈 42%가 남을 위한 때도 있었습니다.

 

 

 

교회 예산을 집행하고 남는 것이 있으면 이것도 쌓아놓지 말고 남을 위해서 쓰기로 했습니다. 가능하면 한 번 도움으로 완성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돕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평양 과기대 도서관 전자 장비를 기부했고, 연변 과기대 정수기를 설치해 주었고, 휴스턴 노인회 주차장을 완성할 수 있도록 보조했고, 이 외에도 전도, 선교, 자선을 위해 많은 액수를 기부했습니다.

 

 

 

 

작년에도 예산이 남아서 한인 회관 개축을 위해 15만 불을 기부했습니다. 수리를 하고 내장을 끝내는데 19만 불이 부족하다고 해서, 5만 불을 기증하고 7만 불은 매칭해 주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면 19만 불이 채워지고 개축이 완료됩니다.

 

 

 

또 1년 월급 3만 불을 기부할 테니 전담 사무직원을 고용하라고 했습니다. 건물을 소유해도 미국 공공 기관에서 기금을 타 오지 않으면 한인회관이 지속적으로 운영되기 힘듭니다. 이 일을 전담할 사람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자신을 위하여 아꼈기 때문에 남을 위해 쓸 수 있는 것인데, "부자교회니까"하고 손을 벌리는 것을 보면, “이것은 아닌데” 싶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전도, 선교, 자선과 상관없는 특별 행사나 기관 운영을 위해 재정적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여러분들이 우리 교회 시책을 잘 설명해 주시고 중간에서 거절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