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마친 후의 허탈감” <2.15.2009>

최영기모다카이브 2023.09.06 04:30:11

제 50차 목회자를 위한 세미나를 지지난 주일에 마쳤습니다. 강의가 깁니다. 현재까지 혼자 맡아 하고 있는데, 목요일 같은 날에는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강의를 해야 합니다.

 

 

 

세미나를 마친 직후에는 껍데기만 남은 것처럼 허탈해집니다. 긴 강의로 인해 에너지가 소진된 탓도 있겠지만, 강의 대상이 목회자라는 것이 더 큰 이유입니다.

 

 

 

세미나에는 가정 교회를 배워서 정착시키고 싶어서 오시는 분들도 있지만, 다른 동기로 오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호기심에서 오시는 분들, 좋은 점을 배워 자신의 목회에 적용해 보려는 분들, 주위 목사님 강권에 밀려 마지못해 온 분들, 심지어는 가정 교회 문제점을 발견하기 위하여 오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강의 첫날이 제일 힘듭니다. 참석자들의 얼굴이 경직되어 있고, 회의적인 눈초리로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목자 목녀들의 간증을 듣고, 목장을 방문하고, 강의를 들으면서 참석자 얼굴 표정이 점점 풀어집니다. 그러면 저도 긴장이 약간 풀어집니다.

 

 

 

세미나가 끝난 후에 참석자들이 평가서를 제출합니다. 이때 대부분이 감사의 표현을 합니다. 이번 세미나 예를 들면 이런 것들입니다. “세심한 배려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평생 목회사역의 큰 모델을 보고 배웠습니다.” “어두움과 혼란가운데 빛으로 살아가시는 목자 목녀님들의 삶을 보았습니다.” “멈추지 않는 사도행전의 역사를 눈으로 보았습니다.” “영혼 구원하여 제자 삼는 가장 귀한 사명을 분명히 하여 목회에 임하겠습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의견을 남기는 분들도 있습니다. “모든 교인이 마치 가정교회를 전파하는 전도사나 Salesman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토요일 목자와의 질의응답 시간에 목회자를 설득하려고도 하고, 강의를 잘못들은 것이 아니냐고 비아냥대기도 했습니다.”

 

 

 

세미나 직후 이런 부정적인 글을 읽으면 자신이 폭삭 무너지는 느낌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긍정적인 소감을 말했고, 소수만이 부정적인 소감을 말했는데 왜 이처럼 반응할까? 의아해 하다가 답을 발견했습니다. 교만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가 신약 교회 같다는 주위 분들의 칭찬을 자신도 모르게 사실로 믿게 되어서, 자그마한 부정적인 평가도 못 참아하는 것 같습니다. 또, 최선을 다해서 섬겼다는 자부심 때문에, 감사함이 없는 것 같으면 분개하는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우리의 부족한 면을 직시하고, 우리가 쓰임 받는 것은 오직 주님의 은혜 때문임을 새롭게 깨닫고, 오로지 하나님의 칭찬만을 바라면서 섬기기를 다짐할 때, 허탈감이나 낙심에 빠지지 않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