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 쓰고 동업하자” <12.28.2008>

최영기모다카이브 2023.09.06 04:26:42

한인들이 많이 사는 뉴욕 퀸즈 지역을 방문했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한인 타운에 즐비했던 한국어 간판이 거의 다 외국어 간판으로 대치되었기 때문입니다. 동업이 힘든 한인들이, 여럿이 자본을 모아 공격해 오는 외국인들을 당하지 못하고 밀려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대형 사업체와 체인점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상황에서 영세 자본을 갖고 사업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집니다. 공동으로 물건을 구입하든지, 여럿이 합자해서 사업체를 차리든지, 어떤 형태로든 동업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가 점점 힘들어질 것입니다.

 

 

 

필요를 감지한 우리 교인들 가운데에는, 교인들과 동업을 시도해 보기도 하는데, 아직까지 결과는 썩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갈라서거나, 사업체를 접거나, 관계가 깨어집니다. 가장 큰 원인은 서로 다른 기대치 때문입니다. 서로 다른 기대를 갖고 시작했다가, 상황이 예상과 다르게 전개되니까, 다투고 갈라서게 됩니다. 반드시 계약서를 쓰고 동업하라고 말로 권고하기도 하고 목회자 코너도 써보았지만, 별로 시행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잘 아는 교인들끼리 계약서를 쓰는 것이 너무 사무적이라고 느껴서 그러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같은 교회에서 계속 신앙생활하려면 반드시 계약서를 쓰고 동업을 시작해야합니다. 정식 계약서가 아니라면 적어도, 다음 두 경우에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문서화해야 합니다.

 

 

 

첫째, 사업이 번창할 때 어떻게 할 것인지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사업이 잘 되면 동업자 둘 중의 한 쪽이, 수고는 자기가 하고 상대방은 이익만 챙긴다는 느낌을 갖게 마련입니다. 판매업소를 운영하는 사람, 상품 제조를 하는 사람이, 자본을 댄 사람이나 마케팅을 담당한 사람에게 이런 느낌을 갖기 쉽습니다. 그래서 동업이 깨집니다. 사업체가 성장했을 때에 사업 분담을 어떻게 할 것인지, 이익금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 이익금에서 얼마를 재투자 할 것인지, 명시하고 시작해야합니다.

 

 

 

둘째, 거꾸로 사업이 잘 안 될 때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적자가 나거나, 사업체를 팔아야할 상황이 되거나, 최악의 경우 파산신고를 해야 할 때, 손해 분담을 어떻게 할 것이며, 뒤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이것이 분명치 않으면 서로 배신했다고 손가락질하며 원수가 됩니다.

 

 

 

크리스천 대부분이 예수님을 닮으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닮아가는 과정에 있을 뿐입니다. 극한 상황에 달하면 육성이 들어납니다. 이럴 때를 예상하여, 서로의 기대치를 분명히 알고 동업을 시작하는 것이 성공 가능성을 높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