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7.13.2008>

최영기모다카이브 2023.09.02 09:48:07

제가 휴스턴 서울 교회에 부임한 이후 아파서 주일 설교를 걸러본 적이 없습니다. 딱 한 번 못했는데, 3년 전인가 제가 급성 맹장 수술을 받을 때였습니다. 목요일인가에 수술을 받았는데 그래도 주일 설교를 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의사가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면서 “안 된다”고 해서 할 수 없이 포기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 주일에는 강단에 의자를 올려다 놓고 앉아서 설교를 했습니다.

 

 

 

크리스천은 무슨 일이 있어도 약속을 지켜야한다는 신념은 조부님에게서 물려받은 것 같습니다. 한국 전쟁 때 성결 교단에서 순교한 6분 중의 한 분인 조부님은 약속의 중요성을 무척 강조하셨다고 합니다. 특히 목사가 약속을 어기면 목회 생명은 끝이라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이런 일화를 어릴 때 전해 들어서 그런지 저도 약속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분들이 부탁을 하면 즉석에서 시원한 대답을 하지 않아서 섭섭하게 만들 때가 종종 있는데, 혹시 성급하게 약속을 했다가 못 지킬까봐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 위함입니다.

 

 

 

특히 저는 하나님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 때문에 새벽잠이 많은 제가 15년 새벽 기도를 할 수 있었습니다. 강단에서 엎드려 자는 한이 있더라도 하나님과의 약속은 꼭 지켜야한다는 생각이 저를 침대에서 일어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주일 설교도 개인 사정 때문에 거른다는 것은 상상도 못합니다. 수년 전 아내가 투병할 때에도 밤잠을 병원에서 잤어도 주일 설교는 꼭 했습니다.

 

 

 

제가 원칙에 철저한 것을 힘들어 하는 성도나 목자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목자들은 일주일에 4번 이상 20분 이상 기도하기, 4번 이상 성경 3장을 읽기 등. 연초에 서약을 합니다. 서약하는 것 중의 또 하나가 매주일 목자 일지를 기록하는 것입니다. 저는 목자들에게 배부하는 메모에서 한 달 동안 단 한 번도 목자 일지를 기록하지 않는 목자 성명을 공개합니다. 분개하는 분도 있고, 마음에 상처 받는 분도 있지만, 일지는 매주일 일지를 기록하기로 서약했으면 적어도 두세 번은 써야지 어떻게 한 번도 안 쓰냐는 생각에 마음을 독하게 먹고 공개를 합니다. (이런 분들이 많지는 않습니다.)

 

 

 

저 자신도 항상 원칙에 충실하지 못한 것을 압니다. 그러나 원칙에 따라 살아보려고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가 튼튼하게 세워진 것도 원칙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평가를 해주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쨌든 하나님이 신실하신 분이시니까 그 자녀들도 신실하게 약속을 지켜야한다는 것이 제 신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