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관 국제가사원장이 글을 통해, 또 컨퍼런스 개회사를 통해, 휴스턴서울교회 목장을 재정비하여 목장 숫자를 180 개에서 130 개로 줄이고, 초원 숫자를 43개에서 28개로 줄인 것은, 서울교회가 처한 특수 상황에서 취한 특수 조처이고, 당신이 3일 금식을 4번이나 하면서 추진해야할 정도로 힘든 일이기 때문에, 다른 교회는 좇아 하지 말라고 당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모임을 방문할 때마다 이에 대한 질문이 나오고, 새해를 맞아 목장 재정비를 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여기저기에서 들려옵니다.
가정교회가 오래 되면서, 목자 목녀에게서 열정이 사라지고, 목장 식구들이 목장 생활을 습관적으로 하고, 기존 성도들의 삶이 변하지 않고, VIP 전도가 안 된다면, 목장을 재구성하는 것이 영혼구원하여 제자 만든다는 교회 존재 목적에 더 충실한 것 아니냐는 생각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목장 침체를 재정비를 통해 해결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 선례를 만들어 놓으면, 목장이 정체되고, 목자나 초원지기가 마음에 안 들면, 목장과 초원을 재정비하자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이 생겨날 것입니다.
가정교회에서 모든 목자가 다 헌신 되고, 모든 목장이 다 활성화 되는 것을 기대해서는 안됩니다. 그렇게 하면 능력주의, 성과주의가 교회를 지배하게 되어, 역량이 부족한 목자를 사임시키고, 열매 없는 목장을 폐통합하게 되어, 교회 분위기가 일반 회사나, 선교단체, 셀교회처럼 빡빡해집니다.
가정교회에서는, 목장의 일부는 잘 되고, 일부는 현상유지하고, 일부는 정체되는 것을 정상으로 받아드려야 합니다. 역량이 부족하고, 열매가 없어도, 최선만 다하고 있다면 목자 목녀로 섬길 수 있고, 어깨를 펼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는 가족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목장이 침체되면 목장을 재정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목장은 교회이고, 목자는 평신도 목사이며, 목양의 주체는 목자이고, 담임 목사는 이들을 성공시켜주는 사람이다 라는 가정교회 원칙을 훼손시키지 않는 한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경적인 원칙을 보존하면서 침체된 가정교회를 살리는 세 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I. 정상적인 방법
목장이 정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1) 연합예배 설교를 통해 목자 목녀들이 힘을 얻으며, (2) 초원 모임을 통해 위로와 기도 지원을 받으며, (3) 삶공부를 통해 영적으로 성장하며, (4) 정기 수련회를 통해 도전 받을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것이 정상적인 방법입니다.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목장은, 담임 목사가 개인적인 관심을 가져주고, 기도해 주고, 한시적으로 코칭을 해줍니다. 이렇게 했을 때 목자 목녀가 살아나고 목장이 부흥했던 예가, 휴스턴서울교회에는 많습니다.
목자직을 사임시키든지 목장을 폐통합하는 것은 가능하면 피해야 합니다. 열매가 없는 목장이라도 목자 목녀가 원하고, 목장 식구가 괜찮다고 하면, 존속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합니다. 교회는 가족 공동체이고, 목장 식구는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서울교회 목회하는 동안 이 방법으로 목장을 돌보았습니다. 한인이 2~3만명밖에 안 되는 휴스턴에서 매년, 지속적으로 150~200명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침례 받았던 결과를 보면, 네 기둥이 튼튼히 세워지고 세 축이 잘 돌아간다면 이런 정상적인 방법만으로도 가정교회는 충분히 발전하고 성장한다고 생각합니다.
II. 중증 치료
가정교회가 약 10년쯤 되었고, 정체된 목장 숫자가 다수가 되어 다른 목자 목녀들조차 힘을 잃는 것 같을 때 취할 수 있는 방법이 목자 목녀 재훈련입니다. 이때에 정체된 목장 목자 목녀만을 대상으로 하지 말고, 반드시 전체 목자 목녀를 대상으로 해야 합니다.
강의/간증/기도로 구성된, 2박3일이나 1박2일 재훈련 프로그램을 만듭니다. 강의는 담임 목사가 맡고, 간증은 다른 가정교회 목자 목녀를 초청할 수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한 번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동안에 2~3회 제공해서, 모든 목자 목녀들이 다 수강할 수 있도록 합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훈련을 받아야만 목자 목녀로서 사역을 계속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시작하기 전에 총 목자 모임이나 당회에서 공식적으로 결의해야 합니다. 만일 총 목자 모임이나 당회가 동의하지 않으면, 시간을 잡아 꾸준히 설득하여 반드시 동의를 얻어내야 합니다. 훈련 프로그램 참여를 개인 선택에 맡기면, 이미 목장 사역을 잘 하는 목자 목녀들은 참여하지만, 훈련이 필요한 목자 목녀들은 참여하지 않아서 침체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충분히 홍보를 했고, 충분히 훈련 받을 기간을 주었는데도,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은 목자 목녀로 섬기고자 하는 욕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총목자 모임이나 당회에서 결정한대로, 사역에서 물러나도록 합니다. 거꾸로, 훈련을 마친 목자 목녀는, 역량이 부족해도 훈련을 통하여 목장을 침체에서 벗어나게 만들 것을 기대하며, 목장 사역을 계속하도록 허락합니다.
III. 극약 처방
가정교회가 약 20년 정도 되었고, II 번에서 제시된 목자 훈련을 통해서도 회복이 안 되고, 교회가 지속적으로 침체에 머물러 있다면 극약 처방을 내릴 수 있습니다. 가정교회를 재출범 시키는 것입니다. 가정교회 새로운 원년을 선포하고, 일정(1년?) 준비 기간을 설정하고, 목자 후보들이 새롭게 훈련을 받도록 하고, 새롭게 목자 자원자를 모집하여, 가정교회를 새로 시작합니다.
과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
1. 담임 목사가 솔선수범하기 위하여 준비 기간 동안 다른 교회에서 제공하는 목세와 연수에 참석합니다.
2. 목자 후보들이 생명의삶을 재수강하도록 합니다. 평세도 다시 참석하도록 합니다. (최근에 수강했거나, 참석했던 사람들은 면제해 줄 수 있습니다.)
3. 생명의삶 수강을 마치고, 평세에 참석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목자 지원자를 받습니다. 이때 목자로서의 반드시 갖추어야할 여타 조건이 있으면 첨가할 수 있습니다.
4. 필요한 목장 숫자만큼의 목자 자원자가 확보되면, 처음 가정교회로 전환할 때처럼 목자 명단을 교인들에게 배부해주고 5순위까지 선호하는 목자들을 표기하도록 합니다.
목장 식구들이 담임 목사가 재량에 의하여 배치하는 것은 절대 피하고,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객관적인 원칙에 의하여 목장을 조직합니다. 예를 들면, 같은 목장에 신청자가 몰렸을 때에는 최근에 예수님을 영접한 사람에게 우선권을 준다든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나중에 잡음이 생길 수 있습니다.
5. 미리 정해진 자격에 의해 초원지기를 선정하고, 미리 정해진 원칙에 의거하여 목자들이 초원지기를 선택하도록 하여, 초원을 구성합니다.
6. 가정교회 원년으로 선포한 날이 되면, 목자 목녀들이 새롭게 서약을 하고, 가정교회를 새롭게 출범시킵니다.
저는 두 번째와 세 번째 처방을 필요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로 시행해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여기 제시된 방법을 교회 상황에 따라 약간 조정하여 적용하는 것이, 가정교회 정신을 훼손시키지 않고, 목장을 재정비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