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 가정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들 가운데, 가정교회 원칙을 지키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원칙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교회가 세워지지 않은 것은 아닌가 고민하기도 하고, 자신이 원칙에서 벗어난 목회를 하고 있는 것 같아 가책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러나 개척 교회가 처음부터 가정교회 원칙을 온전히 따를 수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됩니다. 가정교회 원칙은 일정한 규모의 교인 수를 가진 ‘전환 가정교회’를 염두에 두고 정립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교인 대부분이 VIP이고 인원도 많지 않은 개척 교회 상황에서, 서둘러 목장을 만들고 목자를 세워 목양을 맡기는 것은 ‘위임’이 아니고 ‘방치’가 될 수 있습니다.
개척교회는 목장이 세 개 정도 될 때까지는, 목양을 목자에게 맡기기 보다 목사와 사모가 전적으로 감당해야 합니다. 목사는 자신을 설교하는 목자 정도로 여기고, 사모는 자신을 목녀로 인식해야 합니다. 설령 목자를 세운다 하더라도 목장 모임의 사회를 맡기는 정도에 그치고, 목사와 사모가 목장 식구들 뿐 아니라 목자와 목녀까지 직접 돌보아야 합니다.
또한 이 시기에는3축보다 4 기둥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인원이 적을 때에 3축을 구현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4 기둥이 뿌리 내리지 않으면 3 축도 건강하게 세워지기 어렵습니다.
아울러 네 기둥을 적용할 때에는 가능한 한 단순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첫째 기둥인 ‘영혼 구원하여 제자 만드는 교회’라는 존재 목적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람들을 많이 만나야 합니다. 일반 모임에 멤버로 합류하기도 하고, 독서 모임 등을 만들어 초청하기도 하고, 신음하고 아파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VIP들과의 접점을 의도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둘째 기둥인 ‘보여서 제자 만드는 원칙’을 따르기 위해서는 교인들과 삶을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 함께 만나고, 함께 식사하며, 섬기고, 기도하는 모습을 실제 삶에서 보여주어야 합니다.
셋째 기둥인 “성경적인 사역 분담’을 위해서는, 목자로서의 자질이 있어 보이는 사람 한 명을 선정하여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간을 함께 보내고, 생각을 나누며, 사역하는 방법을 직접 보여주어야 합니다. 많은 목자를 세우는 것에 목표를 두지 말고, 한 사람의 건강한 목자와 한 개의 건강한 목장을 세우는 데 두어야 합니다.
넷째 기둥인 ‘섬기는 리더십’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특별히 섬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야 합니다. 사회에서 소외되었거나, 규모가 큰 교회에서는 관심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입니다. 이들을 섬길 때, 교회는 존재 목적에 충실하게 되고, 목회자는 개척 교회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가정교회 원칙을 온전히 적용하지 못하는 것은 잘못이 아닙니다. 일반 가정교회에서도 초원지기가 목사를 대신해 ‘목자의 목자’ 역할을 한다는 원칙은 분명하지만, 경험이 충분치 않다고 판단될 경우 ‘조장’이라는 명칭을 사용해 사회를 보는 정도만 맡기고 있습니다.
물론 교회가 작다고 해서 원칙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원칙은 건강한 가정교회를 세워가는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원칙은 결코 굽히지 않되, 적용의 속도는 상황에 맞게 조절해야 합니다.
지역 모임에서 개척교회 목회자들에게 조언할 때에는, 당장 원칙을 지키라고 압박하기 보다, 왜 원칙을 지키기 어려운지를 먼저 들어주고, 원칙을 실천할 수 있는 교회로 점진적으로 자라가도록 도와 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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